조선중앙통신은 28일 최고인민회의 제14기 제9차 회의가 이틀간 평양 만수대의사당에서 진행됐으며 이 자리에 김정은 국무위원장이 직접 참석해 연설했다고 보도했다.
첫 번째 의제인 헌법 개정과 관련해 보고자로 나선 최룡해 최고인민회의 상임위원장은 "핵무력의 지위와 핵무력건설에 관한 국가활동원칙을 공화국의 기본법이며 사회주의강국건설의 위대한 정치헌장인 사회주의 헌법에 규제하기 위해 헌법수정보충안을 심의채택한다"고 밝혔다.
헌법에는 "핵보유국으로서 나라의 생존권과 발전권을 담보하고 전쟁을 억제하며 지역과 세계의 평화와 안정을 수호하기 위하여 핵무기발전을 고도화한다"는 내용과 "공화국 무장력의 사명이 국가주권과 영토완정, 인민의 권익을 옹호하며 모든 위협으로부터 사회주의제도와 혁명의 전취물을 사수하고 조국의 평화와 번영을 강력한 군력으로 담보하는데 있다"는 내용도 담겼다.
김 위원장은 "국가최고법에 핵무력강화 정책 기조를 명명백백히 규제한 것은 현시대의 당면한 요구는 물론 사회주의국가건설의 합법칙성과 전망적요구에 철저히 부합되는 가장 정당하고 적절한 중대조치"라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나라의 국가방위력, 핵전쟁억제력강화에서 비약의 전성기를 확고히 열어놓은 것"을 올해 이룬 가장 큰 성과로 평가했다.
그는 또 중대과제로 "핵무력을 질량적으로 급속히 강화하는 것"이라며 "핵무기생산을 기하급수적으로 늘이고 핵타격수단들의 다종화를 실현하며 여러 군종에 실전배비하는 사업을 강력히 실행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김 위원장은 아울러 외교적으로 반미 연대를 구축하겠다는 입장도 밝혔다. 그는 미국이 북한에 대한 핵무기사용을 목적으로 한국과 핵협의그룹(NCG)을 가동했다고 주장했다. 이를 두고 "침략적 성격이 명백한 대규모 핵전쟁합동군사연습을 재개하고 조선반도지역에 핵전략자산들을 상시배치수준에서 끌어들임으로써 우리 공화국에 대한 핵전쟁위협을 사상최악의 수준으로 극대화하고 있다"고 날을 세웠다.
그는 "반제자주적인 나라들의 전위에서 혁명적 원칙, 자주적대를 확고히 견지하면서 미국과 서방의 패권전략에 반기를 든 국가들과의 연대를 가일층 강화할 것"이라고도 덧붙였다.
최근 우크라이나 전쟁으로 미국과 대립하고 있는 러시아를 방문해 정상회담을 갖고 군사, 경제 등 다양한 분야에서 북러간 협력을 강화키로 합의하면서 반미국가와 연대에 자신감을 갖게 돼 이같은 발언이 나온 것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이번 회의에서는 김 위원장의 공개 질책을 받았던 김덕훈 내각총리가 경질되는 것 아니냐는 관측도 나왔지만, 별다른 인사 조처는 이뤄지지 않았다. 김덕훈은 지난달 말 안석 간석지 피해 복구 현장을 찾은 김 위원장으로부터 재해에 제대로 대응하지 못한 책임으로 높은 수위의 비난을 들었지만, 최근 농업 현지지도 등 여러 공개 활동을 통해 건재를 과시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