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공계 R&D 예산 대폭 삭감한 정부, '대학라이선스 사업' 예산도 축소

2023-09-28 06: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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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학 국내외 논문 구독 사업 축소..."학술·연구 기초체력 약화 불가피"

위 사진은 기사 내용과 직접적 관련 없습니다 사진게티이미지뱅크
위 사진은 기사 내용과 직접적 관련 없습니다. [사진=게티이미지뱅크]
정부가 내년도 교육부 소관 이공계 연구개발(R&D) 사업 예산을 대폭 삭감한 가운데, 국가지원 대학 학술지 구독 예산도 축소한 것으로 드러났다. 

28일 더불어민주당 서동용 의원이 한국교육학술정보원에게 받은 자료에 따르면 '대학라이선스(저널구독) 사업'의 2024년도 예산이 지난해와 비교해 6억원이 삭감됐다. 같은 기간 물가상승률이 3.4%이고, 전년 대비 환율 상승률이 5.4%인 것을 감안하면 체감 예산 규모는 더욱 줄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교육부와 한국교육학술정보원(KERIS)은 1997년부터 '대학라이선스 지원사업'을 운영하고 있다. 대학교수와 대학원생들이 국내·외 학술지와 저널·학술 논문 등 연구에 필요한 자료를 구독할 수 있도록 지원한다. 지난 정부에서 해당 사업은 2025년까지 핵심저널 5종·일반저널 76종까지 규모가 확대될 예정이었다. 
 
자료더불어민주당 서동용 의원실
[자료=더불어민주당 서동용 의원실]
그러나 해당 사업 예산이 삭감되면서 2025년 서비스 저널과 학술 데이터베이스(DB) 규모도 줄어들 것이란 분석이 나온다. 이에 교육계에선 기초연구분야와 대학 학술연구의 전면적인 후퇴가 본격화될 것이라고 우려한다. 기초과학학회협의체는 지난 25일 "편견과 졸속으로 마련된 정부안으로 미래를 견인할 수 없다"고 전했다. 

특히 지방대학의 타격이 크다는 분석이 나온다. 시도별 4년제 대학교들이 구독하는 전자저널의 숫자를 비교하면 세종과 제주, 충청과 호남권에 위치한 대학은 전국 평균을 크게 하회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번에 대학라이선스 사업의 예산이 축소되면서 재정상황이 열악한 지방대의 타격이 더욱 클 것이라는 얘기다. 

또 전자저널 구독 종수 상위 20개교 중에 8개교가 서울권 주요 대학이고, 11개교가 수도권대학인 것으로 확인됐다. 상위 20개교 중 의과대학이 설치되지 않은 대학은 홍익대 뿐이었다. 결국 의과대학이 없는 지방대 연구진은 연구에 필요한 논문을 보고 싶어도 제약이 클 수밖에 없다고 서 의원실은 분석했다. 

한편 대학들이 부담한 전체 자료구입비는 지난 10년간 감소했는데, 자료구입비 중 전자저널과 학술DB 등 전자자료 구입비는 부담이 크게 증가한 것으로 드러났다. 

서 의원은 "기초연구와 지방대학을 동시에 죽이는 대학라이선스 예산 삭감을 철회하라"며 "대학 연구역량의 공공성과 국가책임을 확대하기 위해 대학에서 가장 많이 이용하는 저널패키지에 국고를 제대로 투입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전 주제 저널패키지를 국고에서 전액 지원할 경우 약 690억원의 예산이 소요될 것으로 나타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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