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가 매년 명절 연휴마다 기승을 부리는 보이스피싱과 스마트폰 악성 앱을 이용한 범죄 피해를 줄이기 위해 관련 신고와 피해구제 절차를 간소화했다. 보이스피싱 범죄 신고 시 전화는 ‘112’, 인터넷은 ‘보이스피싱지킴이’ 웹사이트로 접수 창구를 통합했다. 또한 이제 신고 한 번으로 사건 처리부터 피해 구제까지 원스톱 진행할 수 있게 됐다.
27일 현재 유관 기관과 민간 기업은 일반인을 노린 보이스피싱(음성전화사기)·스미싱(문자메시지+피싱) 등 범죄 피해 예방을 위해 대국민 홍보와 서비스, 피해 발생 시 대응 요령 안내를 진행하고 있다. 오는 28일부터 10월 3일까지 추석, 주말, 임시공휴일, 개천절로 6일간 이어지는 황금연휴를 앞두고 우려되는 범죄 피해를 예방하기 위해서다. 여기서 스미싱(smishing)은 휴대전화 ‘문자메시지(SMS)’와 개인정보 탈취를 목적으로 사칭 메시지를 보내는 악성 행위를 뜻하는 ‘피싱(Phising, Private data+Fishing)’을 결합한 용어다.
전국 이동통신 이용자에게 ‘스미싱 문자 주의 안내’ 순차 발송
해당 문자는 “최근 모바일 청첩장, 택배 조회, 건강검진 결과조회 등 악성앱 링크가 포함된 메시지를 보내 피해자가 링크를 클릭하면 개인정보를 탈취, 피해자 명의 신규 폰을 개통하여, 예금을 탈취하고 대출을 실행하는 사기수법이 확산되고 있다”라고 설명한다. 이어 피해 예방을 위해 국민들이 꼭 알아야 할 4가지로 △시티즌코난 등 모바일 보안앱 설치 △유사시 무조건 112로 신고 △본인도 모르는 휴대전화 개통을 사전에 방지(엠세이퍼 홈페이지에 방문하여, 명의도용방지 서비스를 신청) △주말・연휴 중에도 전화(112)로 본인계좌 일괄지급정지 가능 등을 안내한다.
“사기문자 65%는 택배 배송 사칭”… 3년간 피해 현황 분석 결과
정부에 따르면 최근 3년간 스미싱 피해 현황 중 택배 배송을 사칭한 유형이 전체 65% 가량인 28만여건이다. 정부는 이번 추석 명절에도 명절 기간 전후 가족 친지, 지인 간 선물 배송이 증가하는 상황을 악용하는 스미싱 문자가 다량 유포될 수 있어 각별한 주의를 당부했다.
올해는 코로나 사태 종료 후 늘어난 외부 활동에 따라 건강검진, 교통 범칙금 등 내용을 담은 ‘공공기관 사칭’ 유형과 청첩장과 부고장 등 내용을 담은 ‘지인 사칭’ 유형 스미싱도 급증했다. 정부는 추석을 앞두고 고향 방문 등 차량 이동 증가 양상에 따라 교통위반 범칙금 조회, 안부 인사 사칭 등 내용을 담은 악성 문자도 지속 유포될 것으로 전망했다.
가족과 지인을 사칭해 휴대전화 고장, 신용카드 도난·분실, 사고 합의금, 상품권 대리 구매 등이 필요한 ‘긴급 상황’이라며 금전, 상품권, 금융거래 정보 등을 요구하는 ‘메신저 피싱’ 피해도 증가 추세다. 메신저 피싱은 일반 문자 메시지가 아니라 스마트폰과 PC 기반 메신저 앱을 이용하는 유형이다.
연휴 기간 24시간 문자사기 탐지, 범죄단속, 악성 앱 긴급 차단
정부는 전화, 영상통화 등으로 상대방을 정확하게 확인하기 전에 금전 거래나 특정 앱 설치와 같은 상대방 요구에 응하지 말아야 한다고 당부했다. 공격자가 보이스피싱, 스미싱, 메신저 피싱 등으로 민감정보·현금을 탈취하거나 악성 앱 설치를 유도하는 것일 수 있기 때문이다. 악성 앱은 스마트폰 또는 PC를 공격자가 원격조종해 기기 소지자에게 상당한 재산상 피해를 유발할 수 있다.
유관 부처 협력으로 24시간 사이버 안전 대응체계가 마련됐다. 이번 연휴 동안 국민들이 편안한 추석 명절을 보낼 수 있도록 문자사기 감시와 사이버 범죄 단속을 실시한다. 과기정통부와 KISA가 24시간 문자사기 탐지체계를 운영하고 신고·접수된 문자사기 정보를 분석해 피싱 사이트, 악성 앱 유포지 등에 대한 긴급 차단조치로 피해를 최소화할 계획이다. 전문 지식이 없는 일반인이 PC와 모바일 기기 정보보안 수준과 취약점을 점검하도록 ‘내PC·모바일 돌보미’ 서비스를 제공하고 노인·장애인복지센터, 키움아동센터 등에 보안 전문가가 직접 방문하는 보안점검 서비스도 진행한다.
‘112’ 전화, ‘보이스피싱지킴이’ 사이트로 문자사기·악성 앱 신고
명절 연휴 중 문자사기 의심 문자를 수신했거나 악성 앱 감염이 의심되면 전국 경찰청 범죄신고 번호(112)나 금융감독원 ‘보이스피싱지킴이’에 신고해 24시간 무료 상담을 받을 수 있다.
경찰청은 문자사기 피해 예방을 위해 경찰청 홈페이지와 모바일 앱 ‘사이버캅’을 통해 예방 수칙과 피해 경보를 제공할 계획이다. 추석 연휴 기간 전후 발생하는 문자사기, 직거래 사기 등 서민 생활을 침해하는 사이버상 악성 사기 단속을 강화하고 사이버범죄 피해를 입었을 때 112나 사이버범죄 신고시스템(ECRM)을 이용해 신고를 접수해 달라고 당부했다.
금융위원회와 금융감독원은 이달 내내 금융권과 공동으로 문자사기와 보이스피싱 피해 예방 홍보를 진행했다. 지난 4일부터 오늘까지 피해 예방 방법, 피해 발생 시 대응 요령을 포스터, 리플렛, 만화 영상 등으로 제작해 대국민 배포했다. 출처가 불분명한 인터넷주소(URL)를 열어 들어갔을 때 마주칠 수 있는 상황을 체험형 콘텐츠로 개발해 스미싱 문자에 대한 경각심을 높였다.
보이스피싱 신고 후 사건처리부터 피해구제까지 원스톱 처리
과거 국민이 보이스피싱 등 범죄 피해를 당하면 직접 소관 부처를 찾아 피해신고(경찰), 은행계좌 지급정지 등 피해구제(금감원), 범행수단 차단(KISA) 등 기관별 대응창구에 여러번 반복 전달해야 했다. 앞으로는 통합된 전화·인터넷 창구로 신고하고 최근 개소한 ‘통합신고대응센터’를 통해 사건 접수, 악성 앱 차단, 피해구제 등을 한 번에 처리받을 수 있다. 통합신고대응센터 운영에 경찰청, 방통위 등 관계부처와 금감원·KISA 등 유관기관, 통신 3사 등 민간 기업이 참여한다.
지난 26일 정부는 관계부처와 민간기업 관계자가 참석한 가운데 통합신고대응센터 개소식을 진행했다. 개소식에 국무조정실장, 경찰청장, 금융위원회 사무처장, 방송통신위원회 사무처장, 과학기술정보통신부 네트워크정책실장, 금융감독원 금융소비자보호처장, 한국인터넷진흥원장, 기업 관계자 등이 참여했다.
참석자들은 개소식 후 보이스피싱 범죄에 대한 민·관 공동 대응체계 구축 업무협약을 맺었다. 향후 삼성전자, 이통 3사, 은행연합회와 통신·금융분야 협업 사항을 공동 발굴·추진하고 피해확산 방지를 위한 업무지원, 정보공유를 통해 보이스피싱 관련 정책·제도 도입과 대국민 홍보에 상호 협력하기로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