법률 플랫폼 '로톡' 가입 변호사를 징계한 대한변호사협회(변협)의 처분이 부적절하다고 법무부가 26일 판단했다. 이날 법무부의 결정으로 변호사 123명에 대한 징계처분은 취소됐다.
이와 함께 법무부는 변협이 법률 플랫폼 가입 변호사를 징계하는 내용으로 광고규정을 개정하는 과정에 절차적 하자는 없었다고 판단하면서도, 로톡이 법률 소비자와 변호사를 ‘직접 연결’하는 서비스가 아닌 만큼 변호사 소개를 금지한 변호사법 위반 소지는 없다고 판단했다.
법무부는 "120명은 '광고규정'의 위헌성에 대한 헌법재판소의 심사가 계속 중이었던 점 등을 고려했다"며 "형량예측 서비스를 이용한 것으로 확인된 3명에 대해서는 이용기간이 짧고 서비스가 중단된 사정 등을 고려해 불문경고 결정을 했다"고 밝혔다.
구체적으로 법무부는 △광고규정을 개정하는 과정에서 '절차적 하자'가 있었는지 △로톡이 변호사와 법률소비자를 '직접 연결'하는 변호사법 위반 서비스를 제공하는지 △로톡이 제공하는 '형량예측 서비스'가 위법한지 등 크게 세 가지의 쟁점에 대해 판단했다.
법무부는 우선 변협의 광고규정 개정 과정에 절차적 하자가 없다고 판단했다. 현행 변호사법은 변호사 광고의 내용‧방법에 대한 제한을 변협이 정하도록 하고 있다는 이유에서다. 변협은 변호사법에서 위임받은 변호사 광고에 관한 규제를 설명할 수 있다고 못 박았다.
법무부는 "대한변협 회칙은 광고에 관한 제한을 규칙이나 규정으로 정할 수 있도록 하고 있다"며 "광고규정이 상위법령인 변호사법의 위임한계를 벗어나지 아니하는 한 상위법령과 결합하여 대외적인 구속력을 갖는다"고 설명했다.
이어 법무부는 로톡이 변호사와 법률 소비자가 '연결될 수 있는 장'을 제공할 뿐, 특정 변호사와 소비자를 '직접 연결'하는 서비스에 해당하지 않는다고 판단했다. 소비자가 로톡에서 노출되는 변호사 정보를 직접 확인하고 선택할 수 있는 점 등을 고려했다고 법무부는 설명했다.
다만, 광고비를 낸 변호사의 경우 상단에 노출되는 등 특정 변호사와 소비자 간 '연결 가능성'을 높이는 서비스는 공정한 수임질서를 위해 향후 개선이 필요하다고 판단했다. 아울러 형량예측 서비스의 경우 법원 판결의 결과 예측을 표방하는 서비스로서 광고규정에 위반된다고 봤다.
법무부는 "심의 과정에서 법률플랫폼 서비스가 국민의 사법접근성을 제고하는 긍정적 측면이 있는 한편, 운영 형식에 따라서는 변호사 제도의 공공성을 훼손할 수도 있으므로, 법률플랫폼의 안정적 정착을 위해 합리적인 기준 마련이 필요하다는 점에 의견을 모았다"고 말했다.
이어 "법무부 변호사징계위원회의 결정을 존중하고, 향후 각계 전문가의 의견을 지속적으로 수렴하며 로톡 등 온라인 법률플랫폼의 운영상의 문제점에 대해 개선방안을 마련해 나가겠다"고 덧붙였다.
변협은 지난 2021년 5월 변호사법 위반 소지가 있는 법률 플랫폼에 가입한 변호사들을 징계하는 내용으로 '변호사 업무 광고규정'(광고규정)을 개정했다. 이듬해 5월 헌법재판소는 광고규정에 대해 일부 합헌, 일부 위헌 결정을 내렸다.
변협은 지난해 10월부터 올해 2월까지 로톡 가입 변호사 123명을 징계하는 결정을 내렸다. 징계 수준은 최소 견책부터 최대 과태료 1500만원으로 알려졌다. 징계에 불복한 변호사들은 지난해 12월 법무부에 이의신청을 제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