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재인 정부가 만든 접경지역에서 대북전단 살포를 금지한 남북관계발전법이 헌법에 어긋난다는 헌법재판소 결정이 나왔다. 이에 따라 탈북민단체 등이 대북전단 살포 활동을 재개할 것으로 보인다. 남북관계발전법이 신설된 이후에도 대북전단을 살포했다가 기소된 탈북민단체 '자유북한운동연합' 박상학 대표 재판에도 영향을 끼칠 것으로 전망된다.
헌재는 26일 남북관계발전법 24조 1항 3호 등에 대해 재판관 7(위헌) 대 2(합헌) 의견으로 위헌 결정했다. 헌법소원을 제기한 지 약 2년 9개월 만에 나온 결론이다.
문재인 정부 때인 2020년 12월 신설된 남북관계발전법은 군사분계선 일대에서 전단 살포 행위 등을 하면 최대 3년 이하 징역 또는 3000만원 이하 벌금으로 처벌하는 내용 등을 담고 있다. 앞서 그해 6월 탈북민 단체가 대북 전단을 살포해 남북 관계가 악화된 게 발의 계기가 됐다.
당시 김여정 북한 노동당 제1부부장은 담화를 통해 한국 내 탈북단체들이 대북전단을 살포하는 데 대해 강하게 반발했다. 그러자 문재인 정부는 불과 4시간 만에 대북전단 살포 행위에 대한 제도 개선 방안과 단속 의사 등을 밝혔다. 더불어민주당 소속 의원 12인은 대북전단 살포금지 등을 내용으로 한 남북관계발전법을 발의했고 같은 해 12월 본회의를 통과했다. 이에 '김여정 하명법'이라는 비판이 잇따르기도 했다.
이에 한반도 인권과 통일을 위한 변호사 모임(한변) 등은 "남북관계발전법이 표현의 자유, 행복추구권, 일반적 행동자유권을 제한한다"며 헌법소원을 냈다.
이날 헌재 결정은 대북전단 살포 혐의로 기소된 박상학 대표에 대한 형사재판에도 영향을 미칠 전망이다. 박 대표는 남북관계발전법이 신설된 이후 대북전단을 추가로 살포했다가 지난해 1월 재판에 넘겨졌다. 지난해 7월까지 세 차례 재판이 열린 이후 1년 7개월째 결론이 나오지 않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