추석 이후 수급 완화 영향으로 축산물 가격의 안정세가 예상됐지만 가축 전염병이 작용할 전망이다. 방역당국은 올해 10월부터 내년 2월까지를 가축전염병 특별방역대책기간으로 정해 방역 관리를 강화한다는 방침이다.
26일 농림축산식품부에 따르면 25일 강원도 화천군 양돈농장에서 아프리카돼지열병(ASF) 양성축이 확인됐다. 1500두를 사육하는 해당 농장은 상시예찰 정밀검사 과정에서 4두의 양서축이 확인돼 사육 중인 돼지의 살처분이 진행 중이다.
올 여름 공급 부족 탓에 가격이 높았던 돼지고기 가격은 정부의 할당관세 적용에 따른 수입 물량 확대 등에 힘입어 안정세를 보이고 있다. 이달 7일~23일 평균 돼지고기 100g(삼겹살) 가격은 2657원으로 지난해 추석 전 3주간 평균 가격보다 0.7% 낮았다.
최근 ASF는 동시다발적으로 발생했던 과거와 달리 산발적으로 발생하는 추세지만 확산시 살처분에 따른 공급부족으로 돼지가격 상승을 부추길 수 있다.
이에 당국은 ASF 바이러스를 옮기는 야생멧돼지 차단에 총력을 기울이고 있다. 화천군을 포함한 접경지역 등 발생우려지역 13개 시·군에 대해 예찰·소독을 강화하고 환경부와 협업해 야생멧돼지를 집중 수색한다는 방침이다. 또 야생멧돼지 남하 차단을 위해 남한강 이남, 경북북부 등 14개 시·군에 대해 수색·포획을 집중 추진하고 광역 울타리 점검·관리를 강화한다.
지난해보다 높은 수준을 보이는 닭고기 가격 안정화를 위한 고병원성 조류인플루엔자(AI) 차단에도 나선다. 닭고기는 지난 여름 집중호우에 따른 폐사의 영향으로 올 추석을 앞우고 축산물 중 유일하게 지난해보다 높은 가격을 나타내고 있다.
이달 7일~23일 평균 육계 1kg 가격은 6089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8.3% 올랐다. 농촌경제연구원 농업관측센터에 따르면 닭고기 가격은 육계 도축 마릿수가 늘어나는 11월 중 안정될 것으로 예상된다.
다만 지난해에 이어 해외 발생 건수가 늘고 있는 고병원성 AI가 변수다. 우리나라는 지난 겨울 해외 고병원성 AI 확산에도 선제적 방역 조치를 통해 가금 살처분 규모를 최소화하며 닭고기, 계란 가격을 안정적으로 유지할 수 있었다.
방역당국은 최근 고병원성 AI 발생이 빨라지는 추세에 대응해 철새 도래 초기인 10월부터 주요 철새도래지 19개소의 조류 분변 등 검사를 확대한다는 방침이다. 또 AI 확산 시 계란 수급에 영향이 큰 산란계는 10만수 이상 농장에 방역시설 설치 의무 등을 강화하고 발생빈도가 높았던 축종인 오리에 대한 고위험 농가의 사육제한 명령(일명 휴지기제)을 실시하기로 했다.
안용덕 농식품부 방역정책국장은 "겨울철 가축전염병 특별방역대책을 차질없이 운용해 가축전염병 피해를 최소화해 나갈 계획"이라며 "가축전염병 조기발견·신속대응이 중요한 만큼 농가에서는 의심사례 확인 즉시 가축방역기관에 신고해 줄 것"을 당부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