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쩌다 사장된 청년] 계속된 취업난에 창업으로 눈 돌린 청년들

2023-10-01 06:00
  • 글자크기 설정

사업체 대표 연령 증가폭, 20대 최다…"취업 어려워 창업? 실패 확률 높아"

사진연합
[사진=연합뉴스]
#대학 졸업 이후 줄곧 비정규직을 전전했던 A씨는 최근 한 상가 계약을 마쳤다. 각종 업무와 직장 내 괴롭힘을 버티던 중 드디어 ‘내 사업장’을 차리게 된 것이다. 그는 “예상했던 고정 비용보다 더욱 큰 금액이 매달 빠져나가게 됐지만, 그간 모아둔 현금과 대출로 한동안은 버틸 수 있을 듯하다”고 말했다.
 
청년층 취업자 감소는 계속되고 있는 가운데 20대를 주축으로 청년 창업은 되려 증가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계속되는 취업난에 양질의 일자리가 줄어들고 있는 만큼 청년층이 취업시장에 뛰어드는 대신 자신이 직접 창업하는 사례가 늘어난 것으로 해석할 수 있는 부분이다.
 
26일 통계청의 ‘2022년 전국사업체조사 결과’(잠정)에 따르면 지난해 20대 이하가 대표인 사업체는 전년 대비 3.4%(9000개) 늘어난 26만2000개로 가장 큰 증가율을 기록했다. 사업체 수가 가장 많이 증가한 연령대는 지난 2021년보다 2만7000개(3.2%) 늘어난 30대다.
 
이는 최근 청년층(15~29세) 경제활동참가율과 취업자가 감소하는 것과는 반대의 결과다. 통계청의 ‘2023년 5월 경제활동인구조사 청년층 부가조사 결과’에 따르면 5월 기준 청년층 경제활동참가율은 50.5%로 전년 동월 대비 1.0%포인트 감소했다. 청년층 취업자는 전년 동기 대비 9만9000명 줄어든 400만5000명, 같은 기간 고용률은 0.2%포인트 하락한 47.6%다.
 
통계청은 통계 작성 시점이 다른 만큼 두 통계의 직접적인 비교는 어렵다는 입장이다. 통계청 관계자는 “전국사업체조사 결과는 지난해 말을 기준으로 실시한 조사를 잠정 집계한 결과이고, 경제활동인구조사 청년층 부가조사는 올 5월 기준 자료를 기준으로 하는 만큼 시점에 차이가 있다”고 설명했다.
 
청년층 취업자 감소 10개월째…하반기 취업 시장도 '꽁꽁'

하지만 청년층 취업자 감소가 이어지고 있는 것도 현실이다. 이달 중순 발표된 ‘8월 고용동향’에 따르면 청년층 취업자는 전년 동기 대비 10만3000명 감소하며 10개월째 감소세를 이어가고 있다. 청년층 고용률도 지난해 같은 기간 보다 0.3%포인트 하락한 47.0%다. 이에 대해 정부는 청년 인구가 지속적으로 감소하고 있는 영향과 지난해 높았던 청년 고용률에 따른 기저효과를 살펴봐야 한다는 입장이다.
 
청년들이 원하는 양질의 일자리도 감소하는 추세다. 한국경제인협회(옛 전경련)가 여론조사기관 리서치앤리서치에 의뢰, 매출액 500대 기업을 대상으로 올 하반기 대졸 신규채용 계획을 조사한 결과 응답 기업의 64.6%는 신규채용 계획을 수립하지 못했거나 채용하지 않을 계획이다. 하반기 신규 채용을 수립한 기업 중 24.4%는 전년보다 채용 규모를 축소하겠다고 밝혔는데, 이는 전년에 비해 11.4%포인트 늘어난 수치다.
 
취업이 어려워 창업을 선택한 청년들의 경우 사업을 중단할 가능성이 커지는 만큼 이에 대한 대책이 필요하다는 우려도 나온다. 한국노동연구원은 보고서를 통해 “임금 근로 일자리를 구하지 못해 어쩔 수 없이 창업을 택한 경우 경영 능력이 상대적으로 낮고, 사업 확장 확률은 낮아진다”며 “이럴 경우 청년의 사업 중단 가능성이 높다는 것이 이미 많은 연구에서 확인된 만큼 자영업의 개선과 사회적 보호를 강화해야 할 것”이라고 지적했다.

©'5개국어 글로벌 경제신문' 아주경제. 무단전재·재배포 금지

0개의 댓글
0 / 300

로그인 후 댓글작성이 가능합니다.
로그인 하시겠습니까?

닫기

댓글을 삭제 하시겠습니까?

닫기

이미 참여하셨습니다.

닫기

이미 신고 접수한 게시물입니다.

닫기
신고사유
0 / 100
닫기

신고접수가 완료되었습니다. 담당자가 확인후 신속히 처리하도록 하겠습니다.

닫기

차단해제 하시겠습니까?

닫기

사용자 차단 시 현재 사용자의 게시물을 보실 수 없습니다.

닫기
공유하기
닫기
기사 이미지 확대 보기
닫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