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옌지(延吉, 연길)가 왜 '핫(火)'할까요?”, “한국 드라마를 좋아한다면 꼭 옌지를 가보세요”…. ‘중국판 인스타그램’이라 불리는 샤오훙수에 ‘옌지’, ‘옌볜(延邊, 연변)’을 치면 올라오는 콘텐츠 제목이다. 조선족 미식·문화 체험, 백두산 천지 관광 등과 같은 다양한 현지 먹거리·볼거리·놀거리가 소개돼 있다.
중국 옌볜조선족자치주가 중국인들 사이에서 인기 있는 틈새 관광 목적지로 떠올랐다. 중국 중앙인민라디오방송(CRI) 인터넷판 양광망은 “(옌볜자치주 주도) 옌지가 왕훙(網紅, 인플루언서)들 사이에서 올해 꼭 가야 할 관광 도시로 떠올랐다”고 소개했다. 이번 중추절·국경절(9월 29일~10월 6일) 황금연휴 기간에도 중국인들이 대거 옌볜자치주를 찾을 것이란 관측이다.
중국 21세기경제보도 국경절 연휴기간 옌지시 호텔·민박 가격이 급등해 10월 1일 일부 2성급 호텔 가격은 이미 700위안 이상에 달하고 있다고 보도했다.
옌지시의 민박집 주인 샹씨는 "예년 같았으면 지금이 비수기인데, 올해 9월엔 민박 투숙률이 80%를 넘었다"고 말했다.
사실 옌볜자치주는 10월만 돼도 이미 날씨가 추워져 여행 비수기에 접어든다. 옌지도 백두산 관광차 잠시 들르는 곳으로만 여겨져 백두산 관광 비수기가 되면 이곳을 찾는 관광객은 별로 없었다.
그런데 옌지가 최근 중국 전국적으로 가장 인기 있는 틈새(小衆) 관광 도시 4위에 이름을 올렸다고 양광망은 보도했다. 올 들어 8월 말까지 옌지를 찾은 중국인 관광객 수는 633만9000명으로, 전년 같은 기간과 비교해 161.1% 늘었다. 같은 기간 관광 수입은 254.1% 늘어난 97억9000만 위안(약 1조7900억원)으로 집계됐다.
중국 온라인여행사 페이주(飛猪)가 발표한 ‘2023년 중국 민박업 보고서’에 따르면 옌볜자치주는 올 상반기 민박 예약 증가율이 1221.13%에 달해 전국 1위를 차지했다.
옌볜자치주는 중국·북한·러시아가 국경을 맞댄 지역에 위치해 있다. 특히 올 들어 중국과 러시아가 상호 단체관광객에 대해 무비자를 허용하면서 옌볜자치주가 관광 수혜지역으로 떠올랐다. 옌볜자치주에만 러시아 무비자 단체 관광을 허가받은 여행사가 12곳 포진해 있어 이곳을 통해 편리하게 러시아 관광이 가능해졌다.
교통도 편리하다. 옌지 국제공항에만 전국 각 도시를 잇는 국내선 노선(18개)은 물론 한국 서울·러시아 블라디보스토크 등을 오가는 국제선 노선 4개가 개통돼 있다. 올 들어 1~8월 옌지 공항에서만 모두 6910차례 국내외 항공편이 이착륙했다. 게다가 옌볜자치주 항구도시 훈춘에는 러시아를 오가는 항로도 개통돼 있다.
옌볜자치주의 청년 인재 유입을 위한 노력도 옌지의 낙후된 도시 이미지를 개선하는 데 도움이 됐다. 올해 6월 옌지시는 현지에 정착한 청년들에게 주거·식음료·교통·관광 등 방면에서 우대 혜택을 제공하는 정책을 내놓았다. 청년들 사이에서는 옌지에서 민박집을 운영하는 게 새로운 창업 아이템으로 떠올랐을 정도다.
이밖에 2022 베이징 동계올림픽 개최를 계기로 옌볜 현지 빙설스포츠 관광산업 발전을 촉진하면서 겨울철 관광객도 유인하고 있다. 올 들어 1월부터 2월 중하순까지 옌볜자치주는 모두 223만7000명의 관광객을 유치해 31억4000만 위안의 관광 수입을 창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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