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담대·전세대출도 쉽게 갈아탄다···연말 대출경쟁 2라운드 돌입

2023-09-25 12: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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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융위 '주담대·전세대출 대환대출 인프라 구축방안'

올해 연말 목표···주담대는 정형화 가능한 아담대부터

대환대출 과정 약 일주일 소요···대출심사 과정 필요

1000조 육박 담보대출 시장···핵심 여신 경쟁 초읽기

사진아주경제DB
[사진=아주경제DB]

이르면 올 연말쯤 스마트폰을 활용해 아파트담보대출(아담대)과 전세대출을 손쉽게 갈아탈 수 있게 될 것으로 보인다. 국내 주택담보대출과 전세자금대출 등 주택대출 규모만 약 1000조원에 육박하는 만큼 '대출 갈아타기' 경쟁이 본격화할 경우 금융시장 내 상당한 파장이 일 것으로 보인다. 또 차주가 체감할 수 있는 금리 인하 효과도 더욱 클 것으로 보인다.

금융위원회는 25일 오전 정부서울청사에서 이 같은 내용을 담은 '주담대·전세대출 대환대출 인프라 구축방안'을 발표했다. 대환대출 인프라는 고객이 금융회사를 직접 방문하지 않고도 스마트폰 등 온라인·비대면 채널을 이용해 더 저렴한 이자의 대출상품으로 갈아탈 수 있는 온라인·원스톱 대환대출 플랫폼을 말한다.
금융당국은 금융소비자의 편익을 높이고, 금융권 경쟁을 더욱 촉진시키기 위해 올해 연말 대환 서비스를 아담대와 전세대출까지 확장한다. 지난 상반기 말 주담대와 전세대출은 총 971조4000억원(금융감독원 기준)으로, 신용대출(238조원)보다 4배 많다. 주담대 내 아담대 비중은 70~80% 수준이다.

금융위는 앞서 지난 5월 신용대출을 대상으로 대환대출 인프라를 출시한 바 있다. 신용대출 대환 인프라에선 지난 15일까지 총 6만7384건, 1조5849억원의 대출 자산 이동이 있었다. 금융소비자들은 평균 1.5%포인트의 이자를 절감하고, 실제 절감액도 300억원을 웃돌았다.

신진창 금융위 금융산업국장은 이날 브리핑을 통해 "금융결제원을 통해 그동안 없었던 대환대출 인프라를 아담대와 전세대출 시장에도 구축하게 되는 것"이라면서 "(주담대 대환은) 오는 12월 전산준비작업이 완료될 것으로 기대한다. 먼저 아담대를 시작으로 전세대출도 내년 1분기 이내 시작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사진= 금융위원회]
인프라 구축을 통한 대환대출 시장 경쟁 확대 개요도. [사진= 금융위원회]
이번 대환대출 인프라 대상은 아담대와 전세대출이다.

먼저 주담대의 경우 실시간으로 시세를 파악할 수 있고, 비대면 대출 신청이 가능한 아파트부터 시작한다. 빌라·오피스텔·단독주택·다세대주택 등은 실시간으로 대상 물건 가격을 조회하기 어렵다. 또 아직 저당권, 등기 이전 등 모든 절차를 온라인으로 구현할 수 없다. 중도금·잔금대출·보금자리론도 특정 은행·단지가 계약을 취급하거나, 낮은 정책금리 탓에 이동 수요·필요성이 약하다.

내 집 마련의 주거 사다리 역할을 하는 전세대출은 모든 주택이 대환 대상이다. 금융위는 주거 인프라를 지원한다는 목적 아래 대환대출 인프라 구축에 전세대출을 반드시 포함시키겠다는 의지를 강력히 내비쳤다. 실제로 전세대출의 경우 물건의 시세보다 보증금이 중요하며, 이는 종전 임대차 계약을 통해 확인할 수 있다. 아울러 금융위는 주택도시보증공사(HUG), 한국주택금융공사 등 보증기관과의 협의도 무리 없이 진행되고 있다고 자신감을 내비쳤다.

주담대 대환대출 인프라에는 19개(전세대출 16개)의 플랫폼 회사와 32개의 금융회사(전세대출 22개)가 참여한다. 아담대와 전세대출을 취급하는 주요 은행·보험회사는 대부분 참여하며, 저축은행 여전사 등도 함께한다.

금융소비자는 대출비교 플랫폼 애플리케이션에서 대출을 비교하고 가장 편익이 큰 대출 상품을 선택한다. 이후 앱 또는 영업점을 선택해 필요한 정보를 제출하고 대출 심사를 진행한다. 심사가 끝난 소비자는 대출 조건을 확정하고, 약정한 대출을 실행한다.
 
사진 금융위원회
주담대‧전세대출 갈아타기 이용 흐름도. [사진= 금융위원회]
다만, 기존 신용대출 갈아타기와 같이 15분 내 원스톱 이동은 불가능하다. 주담대·전세대출의 경우 대출 심사 시 규제·임대차계약·권리관계 등 직원이 서류를 확인해야 하는 기존 심사 절차가 필요하므로 1~2주의 시간 소요가 불가피하다. 또 현재의 차주 단위 총부채원리금상환비율(DSR) 규제(은행 40%, 제2금융권 50%)를 초과하는 경우에도 대환을 위한 신규 대출을 받을 수 없다. 이 경우 기존 부채의 일부를 먼저 상환해야만 대환이 가능하다.

신 국장은 "시장 내 금리 상황을 예측하기 어렵고, 개별 금융소비자의 자금 사정이 모두 다르기 때문에 향후 대출 이동 규모나 연간 이자절감액 수준 등을 파악하기는 어렵다"면서도 "하지만 그동안 정보가 부족해 대출 이동에 불편을 겪었던 차주들은 '잠금 효과'를 해소할 수 있어 선택권을 강화하거나 후생을 개선할 수 있다. 또 대출 규모가 큰 담보시장을 대상으로 하는 만큼, 직접적인 이자 절감과 경쟁 촉진에 따른 2차 효과는 더욱 클 수 있다"고 기대했다.

금융위는 대출 자산의 급격한 쏠림 현상 등 건전성에 문제를 야기할 수 있는지 파악하고, 적절한 대출 취급 한도 설정을 고민하겠다는 방침이다. 또 최적의 상품을 추천할 수 있도록 알고리즘을 강화하거나 중개수수료 등 수수료율을 공시해 소비자 보호장치도 마련한다.

아울러 추후 오피스텔·빌라·단독주택 등 아파트 외의 주담대 대환대출 인프라를 구축하기 위해 다양한 방향으로 고민하겠다는 방침이다. 신 국장은 "아파트 외 주택의 경우 실시간으로 시세를 확인하거나, 표준가격·공시가격 등을 인프라와 연결하기 어렵다"면서 "궁극적으로 온라인·비대면 플랫폼 외에도 금융소비자의 비용을 덜어주는 방식이 없을지 고민하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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