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회 본회의에서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의 체포동의안이 가결되자 민주당 내 친명(친이재명)계 의원들은 분노를 쏟아냈다.
21일 본회의 표결 직후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는 표결 결과에 항의하는 친명계 의원들의 글이 올라왔다.
수석 사무부총장인 김병기 의원은 자신의 페이스북에 "역사는 오늘을 민주당 의원들이 개가 된 날로 기록할 것"이라며 "이 대표의 자리를 찬탈하고자 검찰과 야합해 검찰 독재에 면죄부를 준 민주당 의원들에 경의를 표한다"고 적었다.
김 의원은 또 "'민주당을 위해서 어쩔 수 없었다'는 강변은 하지 말라"며 "이완용의 '어쩔 수 없는 측면도 있었다'는 말과 별반 다르지 않다"고 말했다.
찬성표를 던진 것으로 추정되는 비명(비이재명)계에 대해 비난하는 의원들도 있었다.
이수진(비례) 의원은 자신의 SNS에 "너무 분하고 처참하다. 온몸이 찢기고 갈리는 마음"이라며 "기어이 윤석열 정권이 쳐놓은 덫에 이 대표를 내던져야 했느냐"라고 썼다.
강득구 의원도 "저는 그래도 동료 의원들을 믿었다"며 "망연자실"이라고 했다.
이날 국회 본회의에서 이 대표 체포 동의안은 무기명 표결에 부쳐져 찬성 149명, 반대 136명, 기권 6명, 무효 4명으로 가결됐다. 표결에는 재적의원 298명 중 295명이 참여했다.
단식 투쟁 중 입원한 이 대표, 윤석열 대통령의 미국 방문을 수행 중인 국민의힘 소속 박진 외교부 장관, 수감 중인 윤관석 무소속 의원 3명을 제외한 전원이 투표했다. 체포 동의안 가결 요건은 출석의원 과반(148명)으로, 이번 표결에서는 가결 정족수보다 1표가 더 나왔다.
국민의힘 소속 의원 110명에 그동안 찬성 입장을 보인 정의당(6명)과 시대전환(1명)·한국의희망(1명) 및 여권 성향 무소속 2명이 찬성표를 던졌다고 가정하면 민주당에서 29명이 찬성한 것으로 추정된다.
이날 이 대표 체포동의안 가결에 분노한 강성 지지자들이 해질 무렵부터 서울 여의도 민주당사 앞에 모여 비명계를 비난하고 결의를 다지는 집회를 이어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