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가 수산 선진국 도약을 위해 현재 1500건에 달하는 어업 규제를 2027년까지 절반 수준으로 줄이기로 했다. 어선별로 할당된 총량 한도 내에서 자율적으로 조업할 수 있도록 하는 총허용어획량(TAC) 제도를 연근해 모든 어선에 적용하는 게 핵심이다.
해양수산부는 21일 이 같은 내용을 담은 '어업 선진화 추진 방안'을 제29회 국정현안관계장관회의에서 발표했다.
조승환 해수부 장관은 "우리 어업은 115년 전에 만들어진 수산 관련 법령을 바탕으로 관리되면서 규제 일변도 정책으로 어업 생산량이 하락하고 경쟁적 조업에 따른 자원 남획이 지속되는 등 비효율과 갈등이 심화되고 있다"며 이날 내놓은 정책을 '115년 만의 대변혁, 5년간의 담대한 도전'이라고 칭했다.
해수부는 1500건에 달하는 규제를 대거 없애고 어획량 중심으로 시장 친화형 어업 관리 기반을 구축하기로 했다. 2027년까지 모든 어선에 TAC를 전면 도입해 자원량 회복과 어업 생산성 향상을 도모할 방침이다.
유럽연합(EU)과 미국 등 선진국은 지속 가능한 어업을 위해 어획 증명 제도를 도입하고 모니터링을 강화하는 추세다. 반면 우리나라는 수산자원 보호를 명분으로 금어기 지정, 금지체장(일정 크기 이하로는 포획·채집 금지), 어선 크기 제한, 어획 방법 등 규제가 많아 급변하는 어업 환경에 뒤처진다는 평가가 많았다.
정부는 '한국형 어획 증명 제도'를 도입하고 국내외 불법 수산물 유입을 사전에 차단해 건전한 수산물 유통 환경을 조성하기로 했다. 위치‧어획 보고, 양륙 실적 보고 등을 마친 적법한 어획물에 대해서만 어획 확인서를 발급해 유통 시 제출하도록 의무화하는 게 골자다. 수입 수산물에도 어획 증명서 제출을 의무화할 계획이다.
다만 일각에서는 이 같은 계획이 TAC 적용을 받지 않는 중국 어선 이익만 보장할 것이라는 우려가 나온다.
이에 대해 조 장관은 "과거 한·일 관계로 봤을 때 우리가 남획을 한 부분이 있다"며 "일본이 선진국으로 앞서 나가면서 우리도 (TAC 적용을) 따라가게 된 것을 미뤄볼 때 중국도 유사하게 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그는 "이번 대책을 통해 낡고 경직된 규제 위주인 어업 관리 체계를 국제 수준에 맞게 효율적으로 전환해 행정 관리 비용을 대폭 절감하는 한편 국제 통상 협상 과정에서도 긍정 요소로 작용해 우리 수산물 수출이 증가할 것으로 전망된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