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롬 파월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연준) 의장이 연내 금리 인상을 강하게 시사하는 등 ‘매의 발톱’을 드러내면서 국내외 금융시장이 일제히 출렁였다. 당초 예상보다 고금리가 장기화될 조짐이 높아지자 정부 역시 금융·외환시장 불확실성 확대와 관련해 모니터링 강화에 나섰고 다음 달 기준금리 결정을 앞둔 한국은행 역시 고민에 빠지게 됐다.
21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코스피는 전 거래일 대비 44.77포인트(1.75%) 급락한 2514.97에 마감했다. 코스닥 역시 전 거래일 대비 22.04포인트(2.50%) 하락한 860.68에 거래를 마쳤다. 간밤 뉴욕증시도 주저앉았다. 다우지수는 전날보다 0.22% 하락했으며 대형주 중심의 S&P500지수는 0.94% 떨어졌다.
미 연준은 이날 새벽 만장일치로 정책금리를 동결(5.25~5.5%)하기로 결정했다. 그러나 뒤이은 파월 의장의 발언이 증시 급락 등 시장 충격 촉매제가 됐다. 파월 의장은 "적절하다고 판단할 경우 금리를 추가로 올릴 준비가 돼 있다"면서 "물가가 정책 목표 수준으로 안정됐다는 확신이 들 때까지 긴축을 유지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연준 위원들의 내년 금리 전망을 나타내는 점도표도 '매파적 상향'이 이뤄졌다.
연준의 예상치 못한 '긴축 강화 기조'에 정부도 바짝 긴장하는 모양새다. 미국의 통화긴축이 장기화될 경우 국내 금융시장뿐 아니라 수출 등에도 악영향을 미칠 수 있어서다. 이는 해외 의존도가 높은 한국 경제에 치명타가 될 수 있다. 추경호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은 이날 오전 비상 거시경제금융회의를 주재해 "고금리 장기화 가능성이 한층 높아짐에 따라 글로벌 금융시장 변동성이 확대될 가능성이 상존하고 있다"며 "정부와 한은이 각별한 경계심을 갖고 긴밀히 대응하겠다"고 밝혔다.
유상대 한은 부총재도 FOMC 관련 현황 점검회의에서 "주요국 물가와 경기상황, 국제 원자재가격, 그에 따른 통화정책 긴축기조 장기화 가능성 등이 국내외 금융시장에 미치는 영향을 들여다볼 예정"이라며 "국제유가 오름세가 추가적인 인플레이션 상승 압력으로 작용할 가능성에도 유의할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