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 연방준비제도(Fed·연준)가 높은 기준금리를 오랜 기간 유지하겠다는 의지를 드러냈다. 연준은 연내 한 번 더 금리를 올릴 것임을 시사하면서, 당분간 긴축 정책을 유지하겠다는 의지를 드러냈다.
20일(현지시간) 연준은 9월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정례회의를 통해 기준 금리를 5.25~5.5%로 동결했다.
주목할 점은 연준이 2024년과 2025년 금리 예상치(중간값)를 각각 5.1%, 3.8%로 제시하면서 6월 점도표 때보다 0.5%포인트 높였다는 점이다.
연준은 미국 경제가 예상보다 탄탄한 점에 비춰서 금리를 빠른 속도로 내리긴 어려울 것으로 봤다. 경제전망요약(SEP)를 보면 연준은 올해 미국 국내총생산(GDP) 전망을 6월의 1%에서 2.1%로 상향 조정했다. 실업률 전망치도 4.5%에서 4.1%로 낮췄다. 올해 말 물가상승률은 3.3%로 제시했다. 강력한 미국 경제로 인해 기준금리를 천천히 내리겠다는 뜻으로 풀이된다.
시장이 예상했던 것보다 매파적인 연준에 미국 2년물 국채 금리는 2006년 이후 최고 수준으로 올랐고 주가는 하락했다. 특히 파월 의장의 기자회견 중 S&P500지수와 나스닥100지수 모두 장중 최저치를 기록했다. 유가는 하락세를 보였다.
파월 의장은 기자회견에서 "적절하다고 판단할 경우 우리는 금리를 추가로 올릴 준비가 돼 있다"며 "우리는 인플레이션이 하락해 정책 목표 수준으로 안정화됐다고 확신이 들 때까지 긴축적인 통화정책을 유지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그러면서도 "최종 지점에 어느 정도 가까워졌다"며 "그간 굉장히 멀리 빠르게 왔기 때문에 이제는 천천히 경제 지표 및 전망치 등을 보면서 회의 때마다 (통화정책을) 결정할 수 있다"고 강조했다.
파월 의장은 최근의 고유가와 관련해서도 “휘발유 가격은 소비자들의 심리에 큰 영향 준다"며 "높은 에너지 가격이 지속해서 유지될지가 중요하다”고 말했다. 이어 “계속해서 높아진다면 소비자들의 지출과 기대 인플레이션에 영향을 주기 때문에 모니터링하겠다”고 강조했다. 파월 의장은 지난 3번의 인플레이션 지표가 낮은 유가 덕분에 많이 하락한 점을 인정하면서, “지금은 어느 정도 상황이 바뀌고 있다”고 했다.
전미자동차노조(UAW) 파업과 관련해서는 “파업이 얼마나 오래 이어질지가 중요하다"며 "확실한 것은 아무것도 없다”고 말했다.
아울러 파월 의장은 “연착륙을 달성하려고 노력해왔다”면서도 물가 안정이 최우선 목표라고 거듭 강조했다. 그는 “인플레이션이 고착하면 연준은 계속해서 금리를 올려야 하고 이는 우울한 일”이라며 최우선 목표는 물가 안정이라고 거듭 밝혔다. 또한 그는 “경제가 강력한 것은 희소식”이라면서도 “경제가 계속 견고하다면 인플레이션을 낮추기 위해 연준이 많은 조치에 나서야 한다는 걸 의미한다”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