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석열 대통령은 13일 국방부와 문화체육관광부(문체부), 여성가족부(여가부) 장관 후보자로 신원식 국민의힘 의원(65), 유인촌 대통령실 문화체육특보(72), 김행 전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64)을 각각 지명했다.
세 후보자를 두고 여권에서는 윤석열 정부 국정과제에 속도를 낼 수 있는 '국민들과 소통이 가능하고 정무 감각이 있는 인사'로 평가하고 있다. 그러나 야권에서는 '이념 편향적인 불통 정부의 오기 인사'라고 날을 세우며 국회 인사청문회에서 송곳 검증을 예고하고 있다.
다만 신 후보자는 2016년 중장으로 예편하면서 "전쟁터에서 목숨 바쳐 싸워보지 못했다"고 아쉬워하고 "모두가 평화통일을 노래할 때 북진통일을 준비하라"고 말한 '북진통일론자'로 분류된다. 또한 최근 '홍범도 장군상 이전 논란'에서도 “공산주의자라도 항일운동만 했다면 무조건 순국선열로 모시고 육사에 흉상까지 설치해야 하나”라며 철거에 힘을 실었다. 여기에 국민의힘 현역 의원이기에 벌써부터 내년 총선을 앞두고 '군의 정치중립' 문제가 제기된다.
유명 탤런트 출신인 유 후보자는 중앙대 예술대학 교수와 서울문화재단 대표 등 문화·예술 분야에서 오랜 기간 종사했다. 대통령실은 그가 이명박 정부 시절 약 3년간 문체부 장관직도 수행한 만큼 정책 역량을 갖췄다고 판단했다.
그러나 야당에서는 'MB 정부 인사를 또 기용하느냐'고 비판한다. 이주호 부총리 겸 교육부 장관도 MB 정부 장관 출신인 데다 얼마 전 임명된 이동관 방송통신위원장도 MB 정부 인사이기 때문이다. 대통령실 참모진에도 김대기 비서실장, 김태효 국가안보실 1차장 등이 포진한 상황이다.
대통령실 고위 관계자는 'MB 정부 인사 중용이 두드러져서 쇄신과 거리가 멀다'는 지적에 "과거 정부에 한 번 몸을 담았다, 안 담았다는 저희 정부에서는 큰 기준은 아니다"라며 "가장 중요한 건 전문성과 책임성을 가지고 현재 그 자리에서 역사적 소명을 다할 수 있느냐는 것"이라고 선을 그었다.
김 후보자는 박근혜 정부 대통령비서실 홍보수석실 대변인을 거쳐 여가부 산하 한국양성평등교육진흥원 원장을 지냈다. 김 후보자에게 안겨진 첫 과제는 잼버리에 대한 감사원 감사 대응이 될 것으로 보인다. 현재 감사원은 잼버리 사태와 관련해 여가부 책임 소재를 감사하고 있다.
김 후보자가 정식 장관직에 취임해 각종 논란에 적절한 대응을 한다면 부처 내부뿐만 아니라 외부적으로도 장악력을 가질 것이라는 평가가 나온다. 김 후보자는 감사 대응 이후 여가부 폐지와 업무 이관 작업에 착수할 것으로 예상된다.
다만 정치권에서는 김 후보자와 윤 대통령 부인 김건희 여사의 오랜 친분을 주목하고 있다. 권칠승 민주당 수석대변인은 "김건희 여사와 20년 지기로 사실상 여성가족정책을 김건희 여사에게 넘기겠다는 말로 들린다"고 꼬집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