애플이 아이폰15 신작 시리즈를 공개했지만 시장 반응은 차가웠다. 중국발 리스크에 대한 우려를 잠재우지 못하면서다.
애플은 12일(이하 현지시간) 미국 캘리포니아주 쿠퍼티노에 있는 애플파크에서 아이폰15 시리즈와 애플워치 등 신제품을 공개했다. 아이폰15 시리즈는 역대 최고 성능을 탑재했다고 평가받는다. 아이폰15와 아이폰15 플러스는 이전 세대 제품에서 고급 제품군에만 적용해온 A16 바이오닉 프로세서를 탑재했다. 고급 모델인 프로와 프로맥스에는 티타늄 소재를 적용했고 일반·플러스 모델에는 1200만 화소 카메라를 4800만 화소 카메라로 교체했다. 프로 모델 라인업은 최초로 망원 카메라를 장착해 대규모 성능 변화를 이끌어냈다.
향상된 기능에도 애플은 아이폰 가격을 지난해 수준으로 동결했다. 아이폰15 가격은 일반 799달러, 프로 999달러, 프로맥스 1199달러부터 시작해 지난해와 다르지 않다. 시장은 당초 아이폰15 가격이 전작보다 100달러가량 오를 것으로 예상했다. 애플 아이폰 가격이 인플레이션에도 수년째 같은 수준을 유지한 만큼 이번에는 가격을 올려 매출 증가를 유도할 것이라는 관측이었다.
애플이 휘청거리는 사이 중국 최대 통신장비 기업 화웨이가 치고 올라와 위협하고 있다. 이날 화웨이 관계자는 아이폰 대항마로 평가받는 메이트60 시리즈에 대한 하반기 출하량 목표를 20% 상향 조정한다고 밝혔다. 지난달 29일 출시된 '메이트60 프로'는 아이폰보다 저렴한 가격과 중국 소비자의 애국 소비까지 더해져 인기를 끌고 있다. 특히 메이트60 프로가 미국의 대중국 반도체 제재를 뚫고 7나노(1나노는 10억분의 1m) 공정 프로세서를 내재했다는 사실이 알려지면서 중국 소비자들 사이에서는 화웨이 열풍이 불고 있다.
중국 시장을 잃을 수 없는 애플은 고군분투하고 있다. 지난해 애플 매출에서 중화권 비중은 약 20%에 달할 정도로 비중이 크다. 미국보다 중국에서 아이폰 판매량이 많았을 것이라는 분석도 나오는 상황이다. 애플은 이날 중국에서 아이폰14와 14 플러스 가격을 각각 600위안(약 11만원), 1000위안(약 18만원) 인하했다. 가격 인하를 통해 화웨이와 싸우겠다는 전략이다.
그럼에도 시장의 의구심을 지우기에는 역부족이었다. 이날 애플 주가는 전날보다 1.71% 하락한 176.30달러(약 23만4479원)에 거래를 마쳤다. 시간 외 거래에서도 거의 변동이 없는 모습을 보였다. 종가 기준으로 보면 지난달 21일 이후 가장 낮은 수준을 보였고 한때 3조 달러가 넘던 시가총액도 2조7560억 달러로 쪼그라들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