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학 통폐합 쉬워진다…학령인구 감소에 교지·교원 요건 완화

2023-09-12 15: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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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학설립·운영 규정' 일부개정안 국무회의 통과

전북대학교 전경사진전북대
전북대학교 전경[사진=전북대]

대학 통폐합이나 교원 활용 등 대학교 운영 과정에서 충족해야 하는 요건이 대폭 완화된다. 학령인구 감소, 원격교육 확대 등 교육 환경 변화에 따른 조치다. 앞으로는 입학정원을 줄이지 않아도 대학 간 통폐합을 할 수 있고 겸임·초빙 교원 활용 비율을 대폭 늘릴 수 있게 됐다. 교지 면적 기준은 전면 폐지된다. 

교육부는 12일 국무회의에서 이 같은 내용을 골자로 한 '대학설립·운영 규정 일부개정안'을 심의·의결했다고 밝혔다.
1996년 제정된 해당 규정은 대학을 설립·운영하는 데 지켜야 하는 교사(건물)·교지(땅)·교원·수익용 기본재산 기준을 규정하고 있어 이른바 '4대 요건'으로 불린다. 

4대 요건은 학교 실적을 평가하고 학과 신설, 정원 증원 등에도 적용된다. 대학들은 4대 요건이 대표적인 규제라면서 완화를 주장해 왔다. 

교육부는 "4대 요건이 대학 설립이 아닌 운영 과정에도 적용되는데 이 요건은 학과 신설과 증원, 통폐합 등 급변하는 교육 환경에 대학이 융통성 있게 대응하는 데 걸림돌이 된다는 지적이 있었다"고 개정 배경을 설명했다.

개정안에 따르면 대학을 설립할 때는 '4대 요건'을 유지하되 현재 운영 중인 대학에 대해서는 교지 기준을 폐지해 '3대 요건'만 적용하기로 했다. 

앞으로는 건폐율·용적률 규정 등 건축관계법 요건만 갖추면 된다. 대학 원격수업 확대로 교지 확보 필요성이 줄어들고 있기 때문이다. 

자연과학·공학·예체능·의학계열 학생에 대해서는 1인당 교사 기준 면적을 기존 17~20㎡에서 14㎡로 완화했다. 인문·사회계열 학생 1인당 교사 기준 면적은 기존과 같이 12㎡다.

재학생 수가 학생 정원보다 적을 때는 ‘재학생 수’ 기준으로 교사·교원 확보 기준을 산정할 수 있다. 교원 1인당 학생 수 확보 기준은 유지하되 일반 대학 겸임·초빙교원 활용 가능 비율은 5분의 1에서 3분의 1까지 확대한다. 

수익용 기본재산 기준도 완화된다. 학교법인이 수익을 내 대학에 재투자하도록 하는 수익용 기본재산은 연간 등록금·수강료 대비 2.8% 이상만 대학에 지원하면 된다. 확보 기준을 ‘연간 학교회계 운영수익총액’에서 ‘연간 등록금·수강료 수입액’으로 완화한 것이다.

대학 간 통·폐합 시 입학정원을 최대 60% 줄여야 했던 규제도 사라진다. 교사, 교원, 수익용 기본재산을 일정 기준 이상만 확보하면 정원 감축 없이도 가능하다.

대학이 이전할 때는 새로 조성되는 캠퍼스의 교지·교사 확보율을 100% 이상으로 갖추면 된다. 종전에는 새로 조성되는 캠퍼스뿐 아니라 기존 캠퍼스도 해당 기준을 충족해야 했다.

학부 정원을 줄여 대학원 정원을 늘릴 때 학부 재학생 충원율 90%(4년 평균) 이상을 충족해야 했던 조건도 폐지된다. 재학생 충원율과 관계 없이 학부 정원 1명을 감축하면 석사 정원 1명을 늘릴 수 있게 된다. 

교원 연구 실적에 대한 획일적인 기준 대신 대학이 학칙을 통해 박사과정을 신설할 수 있도록 했다. 전문대학원 교원 확보 기준은 학부 정원 대비 2배에서 1.5배로 산출하는 등 일반 대학원 수준으로 낮췄다.

이주호 부총리 겸 교육부 장관은 "이번 개정안을 통해 대학이 학령인구 감소, 디지털 전환 등 시대적·사회적 변화에 능동적으로 대응해 나갈 수 있기를 기대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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