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기현 국민의힘 대표를 예방한 양향자 한국의희망 공동대표가 단식 중인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를 만나 정치를 회복해달라고 촉구했다. 김 대표는 이 대표의 단식과 건강 악화는 우려스럽지만, 그동안 여러 차례 만남을 추진해 온 점을 언급하며 거절의 뜻을 표했다.
김 대표는 이날 오전 국회에서 양 공동대표를 만나 "한국의희망 창당이 건설적인 야당으로 여야 관계를 잘 만들어 나가는 데 마중물 역할을 해주면 좋지 않을까 생각한다"고 밝혔다.
그는 "제가 1년 (야당 원내대표를) 하면서 여야 사이에 원만한 합의 통해서 잘 국회를 이끌었던 경험이 있으므로 여당이 돼서도 마찬가지로 그렇게 하고 싶은데 상대방 측에서 갖고 있는 여러 가지 시각들에 대한 부담이 커져 있어서 (어렵다)"고 했다.
이에 양 공동대표는 "국민이 원하는 정치는 대화와 타협이고 가장 중요한 것이 소통"이라며 "소통은 강자가 약자의 말을 듣고 반영하는 것으로 생각한다"라고 답했다.
그러면서 "그러나 지금 행정부 강자나 입법부 강자는 약자나 소수의 말을 듣지도 반영하지도 않는다"며 "윤석열 대통령과 이재명 민주당 대표가 마주 보고 달리는 기관차처럼 정면으로 충돌하고 있다"면서 여야를 싸잡아 꼬집었다.
양 공동대표는 "김기현 대표가 역할을 해 줬으면 좋겠다. 당장 이재명 대표를 만나달라"며 "그것만으로 많은 문제가 풀릴 수 있다"고 제안했다.
이에 김 대표는 "국회에서는 우리가 약자다. 민주당이 많은 법을 자기들이 여당할 때는 통과시키지 않고 붙들고 있다가 자기들이 야당이 되자마자 일방적으로 강행 통과해 버리고 국정과제 현안에 대해서는 무작정 발목잡기를 해 국회 운영에 어려움이 있다는 것을 잘 알고 있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김 대표는 "이 대표하고 만나려고 제가 여러 차례 얘기했다. 그런데 명확한 답변을 안 하거나 뒤로 미루거나 했던 히스토리가 있다"면서 "비공개로 만나자는 거에 아직 답변이 없어서 만남이 안 이뤄지고 있는 것이지 제가 만나지 않겠다고 한 적이 없다는 사실을 이해해 주면 좋겠다"고 설명했다.
아울러 김 대표는 "단식하고 건강 안 좋아졌다는 소식에 대해서는 안타깝다"면서도 "그런 방식으로 문제 해결할 것인지에 대해서는 근본적 고민이 있다는 점을 이해하는 것이 좋지 않을까 싶다"고 했다.
한편, 김 대표와 비공개 회동을 마친 양향자 공동대표는 곧이어 단식 중인 이 대표를 만나러 갔다. 그러나 이 대표가 자리를 비운 상태라 만남은 이뤄지지는 못했다. 양 공동대표는 '약속하고 다시 오겠느냐'는 기자들의 질문에 "그렇다"라며 "(단식) 첫날에도 왔었고, 이따가 다시 연락하고 오겠다"라고 답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