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추절을 앞두고 ‘고가 월병’이 다시 등장하면서 당국이 단속 강화에 나섰다.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이 핵심 정책 기조로 '공동부유'를 내걸었지만, 경기 불황에도 불구하고 대도시서 고가 월병이 불티나게 팔리면서 도시 간 빈부 격차가 부각되고 있다.
12일 펑파이 등 중국 매체는 “일부 고급 브랜드 월병선물세트 가격이 498위안(약 9만원) 혹은 499위안으로 설정되어 있다”며 “가격 상한선을 피하기 위한 술수”라고 지적했다.
앞서 지난해 중국 국가발전개혁위원회, 공업정보화부, 상무부, 시장감독총국 등 4개 부처는 ‘고가 월병 억제 및 산업의 건전한 발전을 촉진하기 위한 통지’를 발표하고 500위안을 넘는 월병 선물세트에 대한 규제·감독을 시행해 왔다. 올해 역시 중추절을 한 달여 앞둔 지난달 25일 법규를 위반한 판매업체에 대해 엄정히 조사·처벌할 것을 밝혔다.
중국에서 월병은 중추절에 주고받는 대표적인 명절 선물이다. 그러나 몇 년 전부터 귀금속이나 마호가니 원목 등 고급 소재로 포장된 고가 월병이 등장하기 시작했다. 중국이 이처럼 월병 가격 단속을 강화하는 것은 고가 월병이 월병의 대중성과 전통성을 흐리기 때문이다. 월병의 서민 음식 지위를 되찾아야 한다는 목소리도 높다.
중국 싱크탱크 판구의 장한 선임연구원은 “월병 가격을 바로잡기 위해서는 운영자와 소비자가 자발적으로 행동해야 한다”며 “고가 월병을 맹목적으로 추구해서는 안 된다. 그래야지 월병이 대중적인 속성을 되찾을 수 있다”고 지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