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국방부가 북·러 정상회담 가능성이 있다고 밝힌 가운데 일본 언론들은 오는 12일 북·러 회담이 열릴 가능성이 있다고 전했다. 다만, 러시아가 공개한 블라디미르 푸틴 대통령의 블라디보스토크 일정에는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과의 회담이 포함되지 않아 일정 변경 등의 관측도 제기된다.
일본 민영 방송 FNN은 11일 “푸틴 대통령이 이날 블라디보스토크에 도착해 12일 각국 대표들을 만날 예정"이라며 "이날(12일) 김 위원장과의 정상회담이 성사될 가능성이 있다"고 보도했다.
북한과 러시아의 접경지인 연해주 하산역은 지난 주말 내내 분주했던 것으로 전해진다. 일본 민영방송 TBS 주도의 뉴스네트워크 JNN은 전날 북한 배지를 단 북한 시찰단으로 추정되는 무리가 하산역을 직접 방문해 역사를 둘러봤다고 전했다. 이 매체는 9일에는 귀빈을 맞이하기 위한 붉은 융단이 하산역에 깔려있으며, 역 근처의 시든 잔디를 초록색 페인트로 칠하는 등의 준비 작업이 계속되고 있다고 전했다.
지난 2019년 4월 북·러 정상회담을 위해 러시아를 방문했던 김 위원장은 하산역에 들러 환영 행사에 참석한 뒤 블라디보스토크로 향했다. 당시 김 위원장이 전용열차로 평양에서 블라디보스토크까지 총 1200km 이동하는 데는 약 20시간이 걸렸다.
타스통신 등 러시아 국영 언론들은 푸틴 대통령이 전날 개막한 동방경제포럼에 참석하기 위해 이날부터 1박 2일 일정으로 블라디보스토크에 머무를 예정이라고 잇달아 전했다. 다만, 크렘린궁이 공개한 푸틴 대통령의 공식 일정에는 김 위원장과의 회담이 포함되어 있지 않다. 푸틴 대통령은 장궈칭 중국 부총리, 빠니야토뚜 라오스 부주석 등 주요 외빈들과 회담할 예정인 것으로만 전해진다.
외신들은 당초 김 위원장이 전날 전용열차를 타고 평양에서 출발해 이날 블라디보스토크에 도착할 것으로 예측했다. 그러나 북한 관영매체들의 보도에 따르면 김 위원장은 전날 평양에서 정권 수립 75주년을 기념해 열린 '민방위 무력 열병식' 기념 촬영을 하는 등 북한 내에 머물렀던 것으로 확인됐다. 이로 인해 양국 정상의 회담 일정에 변화가 생긴 것이 아니냐는 관측도 나온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