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신을 정신병원에 입원시키려는 것에 격분해 친척들에게 흉기를 휘두른 30대가 항소심에서 더 무거운 형을 선고받았다.
8일 대전고법 제1형사부는 살인미수 등 혐의로 기소된 A(34) 씨의 항소심에서 징역 2년 6개월을 선고한 원심을 파기하고 징역 3년 6개월을 선고했다. 3년간 보호관찰도 명령했다.
범행 한 달 전부터 이들과 함께 살던 A 씨는 “정신병원에 입원해야 하니 짐을 싸 놓으라”는 말에 격분해 사전에 흉기를 준비한 뒤 범행한 것으로 나타났다. 그는 10여년 전 이민 생활에 적응하지 못하고 가족들과 떨어져 혼자 살아오다 2022년 3월부터 정신질환으로 통원 치료를 받아 왔다.
그리고 같은 해 12월 27일 ‘짜증이 난다’는 이유로 도로에 주차돼 있던 승용차 4대의 보닛과 사이드미러, 범퍼 등을 잇달아 내려치거나 발로 찬 혐의(재물손괴)로 경찰에 입건됐다. 이후 부모님의 권유로 친척들과 함께 지내온 것으로 조사됐다.
재판에서 A 씨는 “정신질환으로 인한 심신미약 상태였다”고 주장했으나 재판부는 미리 흉기를 사놓고 갈아두는 등 계획적으로 범행한 점 등을 이유로 받아들이지 않았다.
1심 재판부는 “피고인은 이 사건 전에도 정신과 치료 약물을 복용하다 중단하는 일이 많았고, 약 복용을 중단하면 이상행동을 하는 경우가 잦았던 것으로 보여 재범 위험성이 있다”며 징역 2년 6개월을 선고했다.
이에 검사는 형이 너무 가볍다며 항소했고, 2심 재판부는 “피고인을 돌보던 큰아버지와 고모부를 확정적인 고의를 갖고 치명적 부위를 찔러 살해하려 했고, 이전부터도 가족·이웃과 갈등을 겪으면서 폭력적인 모습을 보여왔다”며 형량을 높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