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음주(11~15일) 국내 증시는 국제유가 상승과 달러 강세에 따른 하방압력이 지속되며 종목장세가 펼쳐질 것으로 예상된다.
9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코스피는 지난 8일 2547.68로 마감하며 한 주 간(4~8일) 36.87포인트(1.43%) 하락했다. 특히 4일을 제외한 나흘 연속 하락세를 보였다. 이는 달러화 강세와 유가 상승이 동시에 일어나며 위험자산 선호심리가 크게 위축된 영향으로 풀이된다.
염동찬 한국투자증권 연구원은 “국제 원자재 거래는 달러화를 사용해 결제하는 비중이 많아 달러화와 유가는 역의 상관성을 보여왔다”며 “흔하게 발생하지 않은 사건”이라고 말했다.
이어 그는 “한국처럼 원자재를 수입하는 제조업 국가는 달러화 강세와 유가 상승이 동시에 나타나는 현상이 부담스럽다”며 “수입 물가 지수를 상승시켜 실적 측면에서 이익률을 악화시킬 수 있기 때문”이라고 부연했다.
증권가에서는 강달러와 유가 상승이 주식시장에 단기적인 부담으로 작용할 것이라고 예상하는 가운데 미국과 중국의 무역갈등 확대 우려도 확산될 것으로 내다봤다. NH투자증권은 다음주 코스피 밴드로 2490~2610포인트를 제시했다.
앞서 월스트리트저널은 중국 정부가 지난 6일 공무원들에게 업무용 기기로 애플 아이폰을 비롯한 외국 브랜드 기기를 사용하지 말라는 명령을 했다고 보도했다. 이어 8일에는 중국 아이폰 금지령이 국영기업과 정부지원 기관으로 광범위하게 확대될 계획이라는 후속보도도 이어졌다.
김영환 NH투자증권 연구원은 “(중국 정부 아이폰 금지령이) 중국 화웨이의 신형 프리미엄 스마트폰(메이트60프로) 출시와 맞물린다는 점에서 주목된다”고 말했다.
미국 8월 물가지표는 오는 13일에 발표될 예정이다. 블룸버그 컨센서스(전망치)는 전년 대비 헤드라인 소비자물가지수(CPI) 3.6%, 코어 CPI가 4.3%로 예상했다. 클리블랜드 연은 인플레이션 나우캐스팅 전망치는 헤드라인 CPI 3.84%, 코어 CPI 4.29%다.
물가상승률은 기저효과 약화와 유가 상승으로 인해 전월보다 높아질 것으로 예상된다. 다만 그간 높은 수준에 머물렀던 코어 CPI가 낮아지고 있다는 점은 긍정적이다. 최근 발표된 연방준비제도(Fed) 베이지북은 고용증가세가 둔화되고 있으며 일부지역에서 소비자들이 저축액을 모두 소진했다고 보고했다.
김 연구원은 “엇갈리는 데이터들은 연준이 향후 추가적인 데이터를 확인한 뒤에 움직이도록 이끌 공산이 크다”며 “CME 페드워치는 9월 기준금리 동결 확률을 93%(인상 7%), 11월 기준금리 동결 확률을 55%(인상 45%)로 전망했다”고 말했다.
대신증권은 다음주 미국 경제지표를 확인하는 과정에서 유가가 안정세를 보이면서 채권금리, 달러 상승에 제동이 걸릴 수 있다고 봤다. 이에 2600선 회복시도를 감안한 비중확대 전략이 유효하다는 의견이다.
이경민 대신증권 연구원은 “다시 ‘배드 이즈 굿’(Bad is Good) 국면이 재개될 가능성을 염두에 둘 필요가 있다”며 “코스피는 저점 대비 반등폭(78포인트)의 50% 되돌림 수준인 2520선 지지력 확보 여부가 중요하다”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