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주초대석] 박현주 신한은행 부행장 "민원, 은행의 중요한 자산"

2023-09-07 00:00
  • 글자크기 설정
박현주 신한은행 소비자보호그룹장부행장이 서울 중구 신한은행 본점에서 금융소비자보호와 관련해 설명하고 있다 사진유대길 기자 dbeorlf123ajunewscom
박현주 신한은행 소비자보호그룹장(부행장)이 서울 중구 신한은행 본점에서 금융소비자보호 전략을 설명하고 있다. [사진=유대길 기자 dbeorlf123@ajunews.com]


2021년 금융소비자보호법(금소법) 시행 이후 금융권에서 소비자보호의 중요성이 더욱 커지고 있다. 게다가 최근 금융권이 ‘고객 중심’을 강조하고 나서면서 금융회사들은 고객·소비자 만족도를 높이고 보이스피싱 등 범죄로부터 고객을 보호하기 위해 온힘을 다하고 있다. 이런 분위기 속에서 신한금융그룹은 지난 7월 지주사에 그룹소비자보호부문을 신설하고 지난달에는 ‘소비자보호를 위한 전략 선포식’을 개최했다. 이를 통해 전 그룹사의 소비자보호 역량을 강화하겠다는 의지를 내비친 것이다.

박현주 신한은행 부행장은 신한금융 그룹소비자보호부문장 겸 신한은행 소비자보호그룹장으로서 신한금융의 소비자보호를 진두지휘하고 있다. 6일 박 부행장을 만나 신한금융·신한은행의 소비자보호 전략, 보이스피싱 피해 예방법, 40년 경력 베테랑의 노하우 등을 들었다.
 
-은행의 소비자보호그룹과 지주사의 그룹소비자보호부문은 어떤 업무를 하는가. 두 조직의 장을 겸직하면서 맡은 역할은.
“소비자보호그룹은 소비자보호부, 소비자지원부로 구성돼 있다. 과거의 소비자보호부서가 민원과 관련된 역할이 컸다면 지금은 이에 더해 소비자보호정책 수립, 내부통제, 포용금융, 고객만족, 보이스피싱 피해 예방 등 업무 영역이 상당히 넓어졌다. 금융소비자를 보호하기 위한 다양한 역할을 하는 것이다. 예를 들어 상품이나 서비스의 기획·출시·판매·사후관리 등 단계마다 금소법 준수 관점에서 살펴보고 소비자 불편 사항은 없는지 점검하는 것도 주요 업무 중 하나다.

그룹소비자보호부문은 ‘원(One) 신한’ 관점의 통합적인 소비자보호체계 구축을 목표로 전 그룹사 사이에 의사소통이 실시간으로 가능토록 체계를 개선하고 우수한 콘텐츠를 함께 개발·공유해 그룹의 소비자보호 수준을 상향평준화 하는 역할을 할 것이다. 두 조직을 함께 이끌면서 어떤 ‘신한’을 만나시더라도 한결같은 모습으로 고객과 함께하는, 소비자가 가장 신뢰할 수 있는 금융회사로 확고히 자리매김할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
 
-진옥동 신한금융 회장이 취임 일성으로 ‘고객 자긍심’ 개념을 강조했고 정상혁 신한은행장도 취임 때부터 ‘고객’이라는 일관된 키워드를 강조하고 있다. 올해 상반기 주요 성과와 하반기에 중점적으로 들여다볼 업무는.

“올해 소비자의 자산을 가장 안전하게 보호하기 위한 전략 목표인 SAFE라는 슬로건을 내걸고 고객과 사회의 다양한 의견을 더욱 많이 반영하기 위해 소통채널을 강화, 운영하고 있다. 고객의 소리, 옴부즈만 제도, 소비자위원회 고객자문위원 등을 통해 고객·전문가 의견을 듣고 개선점을 찾으려 노력했다. 내부적으로는 금융소비자보호 핵심 인재 양성 과정을 만들어 직원들이 금소법을 쉽게 이해하고 그 중요성을 인지해 현장에서 고객중심 판매 문화가 정착할 수 있도록 했다.

하반기에는 비대면 고객 보호 강화와 집중적인 모니터링에 힘쓸 계획이다. 대표적으로 새로운 비대면 설문 시스템을 개발하고 있다. 비대면 채널의 중요성이 강조되고 있는 만큼 비대면 고객에 대한 만족도 조사를 통해 고객 불편·요청을 접수하고 개선할 예정이다. 또 내부통제적 관점으로 비대면 상품·서비스 점검도 철저하게 하려고 한다. 또 디지털 포용사회 구현, 보이스피싱 대고객 예방 강화 및 피싱 정보 안내 등을 중점적으로 추진하겠다.”
 
-최근 보이스피싱 범죄가 지능화하고 있다. 금융소비자들이 금융범죄로부터 스스로를 보호하려면 어떻게 해야 하나.

"금융기관의 디지털화 가속으로 인해 편리한 금융 생활이 가능하게 됐지만 그만큼 보이스피싱 등 범죄 위협에 대한 노출이 증가한 것도 사실이다. 특히 최첨단 기술을 활용해 가족이나 지인을 사칭하면 그 누구도 속지 않으리라 보장할 수 없다. 은행에 접수되는 피해 유형을 분석해보면 특히 50대 이상 계층에서 가족을 사칭하는 ‘메신저 피싱’ 피해 비율이 압도적으로 높다. 사실 이런 유형의 피싱으로부터 스스로를 보호할 수 있는 아주 간단한 방법이 있다. ‘우리가족암호만들기’다. 가족만의 추억이 담긴 질문과 답변을 미리 정해 놓고 개인정보나 금전을 요구하는 경우 먼저 확인하면 된다.

“신한은행을 비롯해 은행들이 제공하는 보이스피싱 관련 정보를 알아두는 것도 중요하다. 신한은행은 지난달 말 신한 쏠(SOL) 애플리케이션(앱) 내에 ‘지켜요(소중한 나의 자산)’이라는 보이스피싱 예방 홍보 전문 페이지를 출시했다. 본인의 보안 수준을 스스로 점검할 수 있게 비교 제시해 디지털 취약계층의 보안서비스 가입을 유도하고 실질적으로 보이스피싱 피해예방에 도움이 되는 다양한 콘텐츠를 담았다. 지켜요 페이지에 방문해 최신 수법을 인지하고 나에게 맞는 보안서비스를 적극적으로 가입하는 것만으로도 상당부분 금융사고를 예방할 수 있을 것이다.

보이스피싱과 관련한 안타까운 사연을 많이 접한다. 과거에 한 직원이, 본인이 보기엔 보이스피싱인데 노인 고객이 절대 아니라고 하면서 7000만원을 이체하려고 해 그 안타까움에 우는 것을 본 적이 있다. 사실 이런 상황에서 은행이 적극적으로 지급정지에 나서긴 어려운 측면이 있어 FDS(이상금융거래탐지시스템) 등 여러 장치를 보완하는 데 중점을 두고 있다.”
 
-기억에 남는 민원이 있다면. 민원 중에는 소비자도 보호하고 은행 가치도 높일 수 있는 뼈 있는 조언도 있을 텐데.

“민원은 ‘고객의 소리’다. 고객이 무엇을 생각하는지, 무엇을 원하는지 표현해주는 것 자체가 은행의 가치를 높일 수 있는 큰 자산이라고 생각한다. 애정이 있으니까 ‘불편하니까 고쳐달라’고 말씀해주시는 것이다. 매주 임원회의 때마다 고객의 소리를 의제로 올린다. 임원들끼리 논의를 통해 개선할 수 있는 것은 개선하기 위해서다. 개인적으로 고객이 이용하면서 느끼는 작은 불편들에 더욱 집중하는 편인데, 지난해 10월 전면 개편돼 출시했던 모바일뱅킹 ‘뉴 쏠(New Sol)’ 당시 상황이 기억에 남는다. 많은 민원을 예상해 독립적인 소비자상황반을 마련해 운영했다. 실시간으로 발생하는 고객 불편 사항과 개선의견을 곧바로 담당 부서에 전달해 해결책을 고민했고, 사전·사후의 철저한 대응을 통해 고객불만을 최소화했다고 생각한다. 뉴 쏠이 시장에 연착륙했던 배경에는 고객 개선의견이 가장 중요한 역할을 했다고 본다.”
 
-금소법 시행 2년이 넘었는데 금융사들이 체감하는 변화가 있나. 보완이 필요하다고 생각하는 부분은 없는지.

“금소법에서 강조하는 판매원칙과 금융소비자 권리 보장을 위해 판매 절차에 많은 변화와 개선이 있었다. 무엇보다 구축된 절차와 제도를 임직원들이 잘 준수할 수 있도록 교육하고 점검·관리한 결과 완전판매를 위한 절차준수와 바른 영업을 통한 과정의 정당성에 대한 직원들의 인식도 상당히 높아졌다고 본다. 그러나 금융소비자보호를 위한 내부통제에는 완벽함 또는 마침표가 없다고 생각한다. 직원들에게 내부통제 준수 문화를 계속 전파해 금융소비자의 권익 증진을 위한 노력을 소홀히 하지 않겠다. 금소법 시행 초기 신설·강화된 절차들로 인해 업무처리 지연이 일부 불가피해 고객 불편과 혼란이 발생하기도 했지만 녹취 간소화 등 판매 절차 효율화와 금융소비자보호와 관련한 직원·고객 간 인식제고 노력으로 안정을 되찾았다. 고객 보호와 판매 절차 사이의 간극 최소화는 끊임없는 보완 노력이 필요하다. 업무처리와 관련한 고객들의 기대 수준을 충족시키기 위한 업무 효율화를 추진하겠다.”
 
-40년 동안 신한은행에 근무하는 동안 기억나는 일화가 있다면. 후배 행원들을 위한 아낌없는 조언도 부탁드린다.

“과거 책임자로 여의도지점에 근무할 때 거래하던 고객이 떠오른다. 지점을 옮길 때도 고객과의 인연을 이어가고 있었다. 처음 지점장이 됐을 때 지점장실에 오셔서 본인의 일처럼 축하해 주셨던 고객이 생각난다. 이 고객이 연세가 드시고 일시적인 치매가 왔을 때도 지점장실에서 축하해 주셨던 좋은 기억을 항상 말씀하시곤 했다. 지금은 영면하셨지만 항상 그 고객을 생각하며 고객과 은행에 대한 마음가짐을 다잡고 있다. 후배 직원들에게 제가 항상 하는 말이 ‘5%만 더 하자’다. 일하는 것도, 고객에게 하는 서비스와 배려도 조금만 더 신경 쓰고 노력하면 ‘5%의 기적’은 일어난다. 모든 생활에서도 5%만 더 할 수 있는 삶을 살아보자면서 후배들에게 5%의 기적을 항상 강조한다. 리더들에게는 공정성, 개인주의 등 선입견을 갖고 MZ세대 직원을 바라볼 게 아니라 그들의 장점을 먼저 보고 단점을 우리가 보완해야 한다고 조언하고 싶다. 그래야 우리 신한은행이 추구해야하는 ‘함께해야 멀리 갈 수 있다’는 대전제를 가지고 앞으로 더 멀리 갈 수 있다고 생각한다.”
 
박현주 신한은행 소비자보호그룹장부행장이 서울 중구 신한은행 본점에서 금융소비자보호와 관련해 설명하고 있다 사진유대길 기자 dbeorlf123ajunewscom
박현주 신한은행 소비자보호그룹장(부행장)이 서울 중구 신한은행 본점에서 금융소비자보호 전략을 설명하고 있다. [사진=유대길 기자 dbeorlf123@ajunews.com]
 

©'5개국어 글로벌 경제신문' 아주경제. 무단전재·재배포 금지

1개의 댓글
0 / 300
  • 차단된 사용자의 댓글입니다.

로그인 후 댓글작성이 가능합니다.
로그인 하시겠습니까?

닫기

댓글을 삭제 하시겠습니까?

닫기

이미 참여하셨습니다.

닫기

이미 신고 접수한 게시물입니다.

닫기
신고사유
0 / 100
닫기

신고접수가 완료되었습니다. 담당자가 확인후 신속히 처리하도록 하겠습니다.

닫기

차단해제 하시겠습니까?

닫기

사용자 차단 시 현재 사용자의 게시물을 보실 수 없습니다.

닫기
공유하기
닫기
기사 이미지 확대 보기
닫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