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호금융권 실적이 올 상반기 감소로 돌아섰다. 대출 취급 규모가 커지면서 이자 이익이 확대됐지만 경제사업 부문 적자가 크게 확대된 탓이다. 연체율도 지난해 말보다 나빠졌다. 대내외 경제 불확실성 증대 등에 대비해 대손충당금 추가 적립 등 손실 흡수 능력을 제고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나온다.
4일 금융감독원이 발표한 ‘2023년 상반기 상호금융조합 영업실적’ 자료에 따르면 신용협동조합·농업협동조합·수산업협동조합·산림조합 등 4개 상호금융의 올 상반기 당기순이익은 2조186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4027억원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 조합별 실적을 보면 농협이 2조991억원, 산림이 90억원 순익을 기록한 반면 신협과 수협은 각각 669억원, 226억원 손실을 기록한 것으로 집계됐다.
상호금융권 총자산은 717조1000억원으로 지난해 말(687조9000억원) 대비 29조200억원(4.2%) 증가했다. 이는 총대출(502조원)이 지난해 말 대비 증가하면서 예치금 등이 21조5000억원 증가한 데 기인했다. 총수신은 612조8000억원으로 지난해 말(588조5000억원) 대비 24.3조원(4.1%) 늘었다.
건전성은 소폭 악화하는 흐름을 보였다. 연체율은 2.80%로 지난해 말(1.52%) 대비 1.28%포인트 상승했다. 가계대출 연체율은 1.43%로 0.52%포인트 소폭 상승했으나 법인대출을 중심으로 기업대출 연체율(4.21%)이 1.98%포인트 상승했다.
고정이하여신비율도 2.91%로 지난해 말(1.84%) 대비 1.07%포인트 뛰었다. 고정이하여신은 회수 가능성이 극히 낮은 악성 부채를 뜻한다. 통상 연체가 2개월 이하면 ‘정상’, 2~4개월 연체면 ‘요주의’, 4개월 이상이면 ‘고정이하(고정·회수의문·추정손실)’ 채권으로 분류한다.
대손충당금적립률은 126.7%로 지난해 말(140.0%) 대비 13.3%포인트 감소했으며 자본적정성 평가 지표인 순자본비율도 7.97%로 지난해 말(8.26%) 대비 0.29%포인트 하락했다.
금감원은 경제 불확실성 증대 등에 대비해 상호금융권에 대해 건전성 제고 노력을 당부했다. 금감원 관계자는 "상호금융조합이 부실채권 상각·매각과 채무조정제도 활성화 등을 통해 자산건전성 관리에 만전을 기하도록 유도할 것"이라며 "아울러 경기 민감 업종을 중심으로 대손충당금 추가 적립을 유도하는 등 손실 흡수 능력을 제고해 나갈 계획"이라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