술에 취해 경찰의 보호조치를 받았던 20대 남성이 경찰이 떠난 지 40분 만에 차에 치여 숨졌다. 경찰은 취객의 요구에 따라 인근 지하철역에 데려다줬고 할 수 있는 조치를 다했다는 입장이지만, 유족은 경찰의 대응이 충분하지 않았다며 강하게 반발하고 있다.
4일 경기 오산경찰서에 따르면 지난달 13일 오전 1시59분쯤 오산시 원동 한 음식점 주인으로부터 "손님이 술에 많이 취해 집에 가지 않는다"는 112 신고가 접수됐다.
인근 지구대 소속 경찰관 2명이 출동했을 A씨가 일행 없이 홀로 음식점 안에서 술에 취한 채 잠들어 있었다. 경찰은 소방당국에 공동대응을 요청했고, 현장에 도착한 구급대원들이 혈압 체크 등 조처를 하는 사이 A씨가 정신을 차린 것으로 전해졌다.
하지만 이후 A씨는 인근 버스 환승 센터로 들어왔고 이곳 버스진입로에 누워있다가 순찰차에서 내린 지 50여분 만인 오전 3시20분쯤 고속버스에 깔리는 사고를 당했다. 머리 부분을 크게 다친 A씨는 병원으로 이송되는 과정에서 결국 숨졌다.
버스기사는 경찰 조사에서 A씨가 누워있는 줄 미처 몰랐다고 진술한 것으로 전해졌다.
유족은 경찰이 사고를 미연에 방지하기 위해 조처를 취했어야 한다며 반발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경찰은 현장에 출동한 경찰관들에게 중대한 과실이 있다고 판단되지 않아 징계 등은 검토하고 있지 않다는 입장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