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뇨·비만 치료에 '붙이는 약' 나올까…'마이크로니들' 개발 속속 도전

2023-09-02 06: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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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이크로니들 패치 모형 사진라파스
마이크로니들 패치 모형 [사진=라파스]
국내 제약사들이 비만, 당뇨 치료제를 ‘마이크로니들’로 투약하는 기술 개발에 나섰다. 장기복용해야 하는 만성질환 치료제의 복약 편의성에 대한 요구가 높은 상황이다.

마이크로니들을 활용한 투약 기술은 길이 1mm 미만의 미세 바늘이 부착된 패치를 피부에 붙여 약물이 서서히 체내 흡수되는 원리다. 알약이나 주사제보다 편리하지만, 일정량의 약물을 변성 없이 지속적으로 체내 전달하는 것이 마이크로니들 개발 시 난제다.

2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대원제약·라파스, 광동제약·쿼드메디슨, 동아에스티·주빅 등이 각각 공동연구 계약을 체결하고 마이크로니들 제형의 비만, 당뇨 치료제를 개발 중이다. 전문의약품을 마이크로니들 제형으로 개발한 사례는 국내외에서 아직까지 나오지 않았다. 

대원제약·라파스가 개발 중인 ‘DW-1022’는 임상 진입을 목전에 두고 있다. 두 회사는 지난달 8일 식품의약품안전처에 1상을 신청했다. DW-1022는 주사제인 노보 노디스크의 비만치료제 ‘위고비’(성분명 세마글루티드)를 마이크로니들 패치 제형으로 바꾼 치료제다. 대웅제약이  세마글루티드 원료를 개발하고, 라파스는 자체 보유 중인 마이크로니들 대량생산 기술을 활용해 완제의약품을 개발한다.

광동제약·쿼드메디슨은 지난해 4월 업무협약을 맺고 마이크로니들 패치를 개발 중이다. 광동제약은 비만 합성신약 후보물질 'KD-101'을 개발 중이며, 미국 오렉시젠의 비만치료제 ‘콘트라브’에 대한 국내판매 독점권을 보유했다. 쿼드메디슨은 ‘다가 코팅형 마이크로니들’과 ‘즉각 분리형 마이크로니들’ 등의 원천기술을 보유했다.

동아에스티·주빅은 지난 2월부터 비만 및 당뇨 치료제를 마이크로니들 제형으로 개발 중이다. 주빅은 마이크로니들 제형화와 품질분석을, 동아에스티는 원료 공급과 동물실험을 통한 성능 입증을 수행한다. 두 회사는 2020년부터 호르몬 치료제를 마이크로니들 제형으로 바꾸는 연구를 공동으로 진행한 바 있다.

현재 마이크로니들 글로벌 시장은 피부미용 업계를 중심으로 형성돼 있다. 2019년 기준 7705억원 규모로 추산됐으며, 점차 성장해 오는 2030년에는 1조4922억원까지 커질 전망이다.

제약업계 관계자는 “기존에 시중에 유통 중인 의약품도 새로운 제형으로 개발할 경우 ‘개량신약’으로 신약과 유사한 지위를 인정받을 수 있어, 기업들의 마이크로니들 패치 개발 경쟁이 이어질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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