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행기 추락 사고로 사망한 것으로 알려진 러시아 용병 집단 바그너 그룹 수장 예브게니 프리고진의 생존설이 사회관계망서비스(SNS)상에서 일파만파 퍼지고 있다.
앞서 23일(현지시간) 현지 매체에 따르면 이날 러시아 재난 당국은 텔레그램을 통해 "모스크바에서 상트페테르부르크로 향하던 엠브라에르 레가시 제트기가 트베리 지역의 쿠젠키노 주변에 추락했다. 초기 조사 결과 승무원 3명을 포함해 탑승한 10명 전원이 사망한 것으로 추정된다"고 전했다. 이어 "탑승자 명단에 프리고진의 이름이 포함돼 있다"고 덧붙였다.
BBC, CNBC, CNN 등 주요 외신들은 프리고진이 "사망한 것으로 추정된다"거나 "사망한 것으로 보이는" 등의 표현을 써가며 조심스러운 반응을 나타내고 있다. 아직까지 그의 시신이 확인되지 않았기 때문이다.
뉴욕타임스 역시 러시아 타스통신 보도를 인용해 프리고진의 이름이 비행기 탑승 명단에 있었지만, 아직 러시아 당국이 그의 사망을 공식적으로 확인하지는 않았다고 전했다.
이러한 상황에서 SNS 텔레그램상에는 '그레이 존'이라는 이름을 사용하는 한 바그너 그룹 관련 계정이 프리고진의 사망 및 생존 여부가 여전히 불확실하다고 언급했다. 뿐만 아니라 SNS X(옛 트위터)에는 프리고진의 생존을 시사하는 내용의 게시글들이 올라오고 있다.
이외에도 프리고진이 사망한 척하려고 고의로 비행기를 추락시켰다거나, 프리고진이 추락하지 않은 두 번째 비행기에 타고 있었다는 등의 각종 음모론들이 퍼지고 있다. 또한 진짜 그가 사망했다고 하더라도 그것이 정말 사고였는지 아니면 고의였는지에 대해서도 의견이 분분하다.
결국 프리고진의 사망을 확인할 수 있는 단서가 공개되지 않은 상황에서 러시아 측의 발표 내용에 대한 불신감 및 음모론 등이 더해져 각종 루머를 양산하고 있는 상황이다. 다만 뉴욕타임스는 SNS에 올라온 주장들 중 단 하나도 그 진위를 확인할 수 없었다고 보도했다.
현재까지 크렘린궁과 러시아 국방부 측은 프리고진의 사망에 대해 공식적 발언을 내놓고 있지 않다. 이에 프리고진의 시신이 발견되기까지는 이러한 음모론이 계속될 가능성이 커 보인다.
한편 네바다주에서 여름휴가를 보내고 있는 바이든 대통령은 프리고진 사망과 관련해 “놀랍지 않다”고 말했다. 그는 “러시아에서는 배후에 푸틴이 없으면 많은 일이 일어나지 않는다”며 프리고진이 탄 전용기 추락 사고 배후에 푸틴 대통령이 있을 가능성을 나타냈다. 다만, 바이든 대통령은 “나는 그 답을 알 만큼 충분히 알지는 못한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