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2분기 순대외금융자산이 또다시 감소했다. 국내 증권시장이 기지개를 켜면서 대외금융자산이 확대됐지만, 대외금융부채인 외국인 국내 투자잔액이 더 큰 폭으로 늘어난 영향이다. 다만 금융기관 해외 차입 등이 줄면서 단기외채 비율은 다시 40% 밑으로 떨어졌고 단기외채비중은 1999년 외환위기 이후 가장 낮은 수준을 나타냈다.
한국은행이 23일 발표한 '2023년 2분기 국제투자대조표(잠정)'에 따르면 6월 말 순대외금융자산은 7640억달러로 전분기 말보다 90억달러 감소했다. 순대외금융자산은 국내 거주자의 해외투자(대외금융자산)에서 외국인의 국내투자(대외금융부채) 잔액을 뺀 수치다.
국내 투자자가 해외 금융상품을 사거나 기업이 해외에 직접투자를 한 금액을 의미하는 대외금융자산은 직전 분기보다 247억달러 늘어난 2조2251억달러를 나타냈다. 해외 직접투자는 56억달러 감소한 6581억달러였다. 한은은 "국내 투자자들의 증권투자 규모(8060억달러)가 글로벌 주가 상승 영향으로 295억달러 늘었다"고 설명했다. 실제 2분기 미국 나스닥 주가는 12.8%, 유럽연합(EU)과 일본의 주가는 1.9%와 18.4% 상승했다. 주가 상승 등 비거래요인이 200억달러였다.
2분기 순대외채권은 3538억달러로 전년말 대비 24억달러 감소했다. 순대외채권은 우리나라가 해외에서 받아야 할 돈(대외채권)에서 갚아야 할 돈(대외채무)을 뺀 수치로 한 국가의 대외지급능력을 나타낸다. 대외채권은 1조189억달러로 지난 1분기보다 23억달러 감소한 반면 대외채무는 6651억달러로 전분기말 대비 1억달러 늘었다. 단기외채(-118억달러)가 예금취급기관의 차입금을 중심으로 감소하였으나, 장기외채(+119억달러)가 일반정부의 부채성증권을 중심으로 늘어났기 때문이다.
한편 준비자산(외환보유액) 대비 단기외채비율은 38.4%로 단기외채 감소폭 확대로 인해 전분기 말보다 2.4%포인트 하락했다. 외채 건전성을 나타내는 총외채(대외채무) 대비 단기외채 비중도 24.3%로 1.8%포인트 하락했다. 이는 지난 1999년 2분기(24.3%) 이후 최저치다.
유복근 한은 국외투자통계팀장은 "준비자산 감소는 기타통화 외화자산의 미 달러 환산액이 줄고 외환시장 변동성 완화 조치에 따른 것"이라며 "단기외채비중 감소는 2분기 외은지점의 본지점 차입이 크게 감소한 데다 경상수지 흑자 전환, 외국인 증권투자 증가, 은행의 단기 차입 감소 등 영향으로 대외 건전성은 양호하다"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