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권익위원회가 22일 남영진 전 한국방송공사(KBS) 이사장의 청탁금지법(김영란법) 위반 혐의를 확인했다며 대검찰청에 수사를 요구한다고 밝혔다. 남 전 이사장은 법인카드 과다 사용 의혹 등으로 지난 14일 해임됐다.
정승윤 권익위 부위원장 겸 사무처장은 이날 정부서울청사에서 진행된 조사 결과 브리핑에서 "(남 전 이사장이 청탁금지법상 접대 가능한) 음식물 가액 3만원을 초과해 수수 금지 금품을 제공하는 등 청탁금지법 위반 소지가 있는 사항이 약 35회, 720만원 상당 확인됐다"고 전했다.
그러면서 정 부위원장은 "이는 부패방지권익위법상 '감사, 수사 또는 조사가 필요한 경우'에 해당한다"며 "수사가 필요한 사안에 대해서는 대검찰청에, 행정 처분이 필요한 사안에 대해서는 감독 기관인 방송통신위원회에 이첩하기로 결의했다"고 밝혔다.
이에 권익위는 이날 중으로 관련 자료 일체를 대검과 방통위에 보낼 예정이다.
앞서 'KBS노동조합'(KBS의 3개 노동조합 중 한 곳, 교섭대표노조는 전국언론노동조합 KBS본부)는 지난달 13일 남 전 이사장이 청탁금지법을 위반했다며 권익위에 신고했다. KBS노동조합이 제기한 혐의는 남 전 이사장이 2021년 11월부터 올해 5월까지 34차례에 걸쳐 언론인과 학계 인사, 시청자 등에게 1인당 3만원을 초과하는 음식물 등을 접대하거나 '기념품' 명목으로 7만원가량을 접대했다는 것이었다.
정 부위원장은 "권익위는 신고 사건 접수 단계부터 다수 언론에 보도되는 등 국민적 관심 사안임을 고려해 신속하게 조사에 착수했었다"며 "KBS로부터 제출받은 업무추진비 사용 내역과 관련 업체로부터 제출받은 자료 등을 분석·대조하고, 관련자 및 참고인 진술을 청취하는 등 약 한 달간 조사를 실시했다"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