벤츠, 국내 법인車 할인 몰아주다 수익성 '후진'

2023-08-21 05:45
  • 글자크기 설정

리스 수익 늘리려 법인차에 13% 할인

벤츠파이낸셜 2분기 영업익 22% 감소

메르세데스 벤츠가 개인고객보다 법인사업자에게 더 큰 할인공세를 쏟아내며 리스부문의 수익을 늘리고 있다. 올 상반기 러시아향 물량이 한국으로 대거 들어온 가운데 하반기 법인차 전용 번호판 정책 시행을 앞둔 만큼 법인사업자 대상 마케팅에 사활을 건 데 따른 것으로 풀이된다. 

20일 업계에 따르면 올 상반기 벤츠코리아파이낸셜서비스의 리스 부문 영업수익은 379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44% 증가했다. 

같은 기간 할부금융 부문 영업수익은 전년비 12% 증가한 292억원이다. 법인차 전용 번호판 정책 시행을 앞두고 법인 대상 할인을 늘려 리스 부문의 판매가 확대된 것으로 분석된다. 정부는 이르면 오는 9월 법인차의 사적 사용을 막기 위해 연두색 전용 번호판을 부착하는 제도를 행정 예고한 뒤 시행할 계획이다. 기존에 등록된 차에는 소급 적용을 하지 않는다.  

제도 시행 전 법인차 수요를 이끌어내기 위해 벤츠는 할인 폭을 늘려왔다. 특히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으로 러시아에 수출하지 못하고 한국으로 유입된 물량을 법인차로 돌려 대폭 할인에 나섰다는 분석이다. 여기에 전기차 판매가 둔화한 상황에서 연식 변경과 신형 모델 출시 전에 재고분을 털어내기 위함도 있다. 

최고급 전기차인 EQS 450의 가격은 1억5410만원으로 개인 고객은 11%(약 1700만원) 할인하는 반면 법인 고객에게는 17%(2600만원)의 할인률을 제공했다. 차 2대를 구매해야 9%의 할인을 제공했던 법인차 할인 프로그램은 1대만 구매해도 최대 13%의 할인을 받을 수 있도록 손질됐다. 

1억7010만원짜리 S400D는 개인이 구매할 경우 2200만원의 할인을 받을 수 있는 것과 달리 법인은 2600만원의 할인을 받을 수 있다. S450을 법인이 구매하면 개인보다 500만원의 할인을 더 받았다. S500의 가격은 1억9910억원으로 개인은 2400만원, 법인은 3000만원의 할인 혜택을 제공했다. 

수입차 시장 1위를 탈환하기 위해 할인공세를 이어간 결과 수익성은 뒷걸음쳤다. 벤츠파이낸셜의 올 상반기 영업이익은 186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22% 감소했다. 다만 올 하반기에도 단기적인 시장 지배력을 끌어올리기 위한 할인 경쟁은 지속될 전망이다. 벤츠는 BMW에 밀려 수입차 2위를 기록하고 있다. 올 1~7월 벤츠의 판매량은 4만817대로 BMW(4만4037대) 뒤를 이었다. 수입차 1위 자리를 두고 BMW는 전기 SUV iX3와 플러그인 하이브리드차 530e를 최대 19% 할인하는가 하면 일반 내연기관 모델도 10~15% 가격을 낮추는 등 공격적인 할인 프로모션에 들어가며 벤츠에 맞불을 놓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점유율은 브랜드 이미지와 큰 연관이 있어 1위를 탈환하기 위해서라도 할인 폭은 앞으로도 늘릴 수밖에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더 뉴 EQS 450 4MATIC SUV 사진메르세데스-벤츠
더 뉴 EQS 450 4MATIC SUV [사진=메르세데스 벤츠]

©'5개국어 글로벌 경제신문' 아주경제. 무단전재·재배포 금지

0개의 댓글
0 / 300

로그인 후 댓글작성이 가능합니다.
로그인 하시겠습니까?

닫기

댓글을 삭제 하시겠습니까?

닫기

이미 참여하셨습니다.

닫기

이미 신고 접수한 게시물입니다.

닫기
신고사유
0 / 100
닫기

신고접수가 완료되었습니다. 담당자가 확인후 신속히 처리하도록 하겠습니다.

닫기

차단해제 하시겠습니까?

닫기

사용자 차단 시 현재 사용자의 게시물을 보실 수 없습니다.

닫기
공유하기
닫기
기사 이미지 확대 보기
닫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