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위 30위 건설사, 상반기 미청구공사액 18조 육박··· 반년새 23% 증가

2023-08-21 06: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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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공평가 30위권 내 상장 건설사 미청구공사 규모 반년새 23% ↑

잠재적 부실 뇌관…매출액 대비 25% 넘는 곳도

그래픽아주경제
[그래픽=아주경제]
건설사가 공사를 진행하고도 발주처에서 받지 못한 미청구 공사금액이 반년 사이 20% 이상 늘어나며 부실 우려가 커지고 있다. 발주처 측 자금난·경영난으로 공사비를 제때 지급받지 못하면 시공사 재무 건전성도 악화할 수 있다. 

20일 시공능력평가 상위 30개 건설사 중 반기보고서를 공개한 22개사의 올해 상반기 미청구 공사액 규모는 17조6645억원으로 지난해 말 14조3334억원보다 23%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반년 새 3조3000억원 이상 불어난 것이다. 

미청구 공사액은 시공사가 공사를 진행하고도 발주처에 대금을 청구하지 못한 미수채권을 뜻한다. 통상 분양시장 호황기 수주 확대에 나서면 미청구 공사액도 함께 늘었다가 분양이 끝난 후 발주처와 정산·처리된다. 하지만 미분양 우려가 크거나 공사비 인상 등으로 발주처와 갈등이 발생할 때는 공사비를 온전히 회수하기 어려울 가능성도 있다. 미청구 공사액이 잠재 부실 요소로 꼽히는 이유다.

10대 건설사 중 반기보고서를 공개한 상장사 9곳의 상반기 미청구 공사액은 총 13조9902억원으로 작년 말 11조1071억원보다 26% 증가했다. 삼성물산은 별도기준 2조2856억원으로 지난해 말 9869억원보다 131.6% 늘었고 현대건설은 2조4032억원에서 3조3894억원으로 41% 증가했다. 

시공평가 11~30위권 가운데 반기보고서를 공개한 13개사의 미청구 공사액은 총 3조6743억원으로 작년 말 3조2263억원보다 14% 늘었다. HDC현대산업개발은 작년 말 9104억원보다 20% 증가한 1조953억원에 달해 상반기 매출액(1조9990억원) 대비 55%에 이르렀다. 통상적으로 미청구 공사액이 매출액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25%를 넘어서면 위험하다고 본다. 둔촌주공 재건축(3111억원), 개포1단지 재건축(1356억원), 이문3구역 재개발(749억원) 등 주택 부문 미청구 공사액이 대부분을 차지했다.  

아이에스동서는 757억원에서 1222억원으로 61.4% 늘었고 한화 건설부문은 3396억원으로 작년 말 2565억원보다 32.4% 증가했다. 태영건설은 3581억원에서 4526억원으로 26.4% 증가했다. 

이처럼 건설사 미청구 공사액이 증가하는 배경은 발주처 자금난·경영난 또는 시공사와 발주처 간 갈등 사례가 늘어나는 데 있다. 

한 중견 건설사 관계자는 "공사비는 오르고 자금 조달이 어려운 상황이라 시공사 재무 불안은 여전히 남아 있다"며 "특히 지방 위주로 분양하는 중견 건설사는 아직 미분양 리스크가 높은데 공기가 지연되는 등 미청구 공사액이 지속적으로 증가하면 손실이 발생할 가능성도 높아진다"고 말했다. 

전지훈 한국신용평가 연구위원은 "자재 가격과 인건비 상승에 따른 공사원가 부담으로 지난해 이후 대부분 건설사의 수익성이 낮아졌다”며 “분양경기 침체로 영업자산 회수가 지연될 가능성을 고려하면 건설사 재무 부담이 단기간에 해소되기는 어려울 것"이라고 전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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