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주현 금융위원장이 16일 급격한 금리인상·경기부진 등 어려움을 헤쳐나가기 위해 '수출금융'에 대한 은행권의 적극적인 역할을 기대한다고 밝혔다. 특히 김 위원장은 이탈리아 은행권의 횡재세 이슈를 꺼내들면서 은행권에 대한 압박 수위를 높였다.
김 위원장은 16일 오전 10시 서울 중구 은행연합회 중회의실에서 열린 '은행장·정책금융기관장 간담회'에서 모두발언을 통해 "최근 이탈리아에서 은행에 횡재세를 부과한다는 기사가 있었다. 이는 많은 국가들이 급격한 금리인상과 경기부진으로 어려움을 겪으면서 경제난국을 헤쳐 나가는데 은행산업의 적극적인 역할을 기대하고 있음을 보여주는 것"이라며 "(국내에서도) 여러 여건이 여러운 만큼 금융산업 핵심인 은행권의 보다 많은 역할을 부탁드린다"고 말했다.
또한 최근 불어나고 있는 가계부채 상황에 대해서도 면밀히 검증할 것을 당부했다. 그는 "가계부채 등 우리 경제의 구조적 리스크에 대한 관심을 당부드린다"면서 "지난해 새정부 출범 이후 감소하던 가계부채가 최근 다시 상승하고 있다. 대출 한도를 늘리기 위해 50년 만기 대출이 사용되거나, 비대면 주택담보대출에서 소득확인이 제대로 이루어지지 않고 있다"고 우려했다.
그러면서 "일반 상식에 벗어나서 총부채원리금상환비율(DSR) 규제를 우회하는 수단이 없는지, 상환능력이 부족한 분들에게 과잉 대출을 하고 있지 않은지 신중하게 살펴봐 달라"면서 "중장기적으로는 고정금리 대출 확대, 커버드본드 활성화 등 가계부채 구조 개선을 위한 제도개선에도 적극 협조하길 바란다"고 덧붙였다.
한편, 이날 수출금융 종합지원 방안과 관련해서는 기업 수출 확대를 위해 △새로운 수출 판로 개척 △대기업 협력업체 동반 지출 등을 적극 지원하겠다고 강조했다.
김 위원장은 "전통적인 무역구조에서 벗어나 우리 기업들이 해외 시장에 진출할 때 필요한 자금을 충분히 공급할 것"이라면서 "특히 대기업과 협력업체의 동반 진출을 지원하는데, 조만간 현대차의 미국 조지아주 전기차공장 건설에 이런 특례보증 대출이 적용된다. 대기업·보증기관·은행이 공동으로 해외진출 협력 업체를 지원하는 첫 사례인 만큼, 동반 성장 주요 사례로 널리 전파할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은행권의 자발적인 협력도 강조했다. 김 위원장은 "정책금융기관 위주의 기존 지원책과 달리 이번에는 은행권이 적극적으로 협력해 수출지원 효과를 극대화했다"면서 "특히 5대(국민·신한·우리·하나·NH농협) 시중은행은 자체 여력을 활용해 금리와 한도 등을 우대해주는 수출 전용상품(5조4000억원)을 공급하기로 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