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中 디플레 공포 확산] 정부 '상저하고' 기대 찬물…1%대 성장률 사수 '적신호'

2023-08-16 05: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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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 디플레 위기 직면…對中 의존도 높은 한국 덩달아 타격

대중 수출 추가 악화 예상…위안화 약세에 우리 환율도 불안

사진연합뉴스
[사진=연합뉴스]

중국이 디플레이션(경기 침체 속 물가 하락) 덫에 빠지고 있는 모습이다. 하반기 들어 '상저하고'의 경기 흐름을 기대했던 정부로서는 초대형 악재를 만난 셈이다.

중국의 성장률 하락은 우리나라에도 직접적인 영향을 미칠 변수라 올해 1%대 초반으로 예상되는 성장률 사수조차 쉽지 않을 수 있다는 우려가 제기된다. 
15일 중국 국가통계국에 따르면 7월 소매판매와 산업생산은 지난해 동월 대비 각각 2.5%와 3.7% 늘었다. 두 지표 모두 시장 전망치를 크게 밑돌았다. 

중국 소매판매 증가율은 4월(18.4%), 5월(12.7%), 6월(3.1%) 등으로 둔화세가 완연하다. 산업생산 증가율 역시 전월(4.4%)보다 더 떨어졌다. 내수와 제조업 경기가 모두 악화하는 추세라 디플레이션 우려가 커지는 모습이다. 

당초 정부는 올해 경기 흐름을 상저하고로 예상하면서 중국의 경제활동 재개(리오프닝) 효과에 주목했다. 중국 경제가 부진하면 수출 개선을 통한 경기 반등 역시 요원해질 수밖에 없다. 

가뜩이나 어려운 중국 경제는 부동산발 디폴트(채무 불이행) 리스크까지 확산하고 있다. 대형 부동산 개발업체 비구이위안(컨트리가든)이 사지에 몰려 있는 게 대표적이다. 중국 국내총생산(GDP)의 25%를 차지하는 부동산 시장의 위기가 금융권으로 전이될 경우 파장은 걷잡을 수 없는 수준으로 확대될 수 있다.

중국 경제에 대한 불안감에 위안화 약세가 이어지자 우리 환율도 흔들리고 있다. 전날 서울 외환시장에서 원·달러 환율은 전 거래일 대비 6.0원 오른 달러당 1330.9원에 마감했다. 

한국개발연구원(KDI)은 지난 10일 '수정 경제 전망'을 통해 "중국의 부동산 시장이 급락하거나 부양책의 효과가 제한돼 경기 침체가 발생할 경우 우리 경제 성장세가 제약될 수 있다"고 지적한 바 있다.

전국경제인연합회 산하 한국경제연구원 역시 '3분기 경제 동향과 전망 보고서'에서 올해 경제성장률을 1.3%로 낮춰 잡으며 "중국의 경기 반등 무산으로 인한 영향이 미국 등 주요 교역국으로 파급된다면 성장률이 더 낮아질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고 밝혔다.

현대경제연구원(현경연)에 따르면 중국의 경제성장률이 1%포인트 하락하면 우리나라 수출 증가율과 성장률도 각각 1.6%포인트와 0.5%포인트 떨어지는 것으로 분석됐다. 정부와 한국은행이 제시한 올해 성장률 전망치(1.4%) 달성도 쉽지 않을 수 있다는 얘기다. 

글로벌 투자은행(IB)들은 한국 경제가 올해에 이어 내년까지 사상 초유의 2년 연속 1%대 성장률을 기록할 수 있다고 경고했다. 골드만삭스·JP모건·씨티 등 8개 글로벌 IB가 전망한 내년 성장률 평균치는 1.9%다. 

기존 전망치(2.0%)보다 0.1%포인트 하향된 수치다. 기획재정부(2.4%)와 한국은행(2.3%)이 예상한 내년 성장률 전망치도 하회한다. 

올해에 이어 내년에도 잠재성장률 수준인 2%에 못 미치는 저성장에 머물 것으로 내다본 셈이다. 우리나라가 2년 연속 1%대 성장에 그친다면 이는 1954년 관련 통계가 작성되기 시작한 뒤 70년 만에 처음이다.

주원 현경연 경제연구실장은 "중국 경기 등 대외적 불확실성이 여전하고 하방 요인들도 대부분 해소되지 않은 상황"이라며 "(한국 경제에) 상저하고 추세가 나타나더라도 반등 폭은 크지 않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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