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종합] 이한준 사장 "건축 모르는 토목직이 구조설계 맡을 정도…자리 나눠먹기 심각"

11일 오전 서울 강남구 한국토지주택공사(LH) 서울지역본부에서 열린 무량판 구조가 적용된 아파트 전수조사 관련 기자회견에서 이한준 사장이 인사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철근누락’ 등 안전 문제로 원희룡 국토교통부 장관으로부터 ‘존립근거’가 있느냐는 질타까지 받았던 한국토지주택공사(LH)가 강력한 조직개선 의지를 밝혔다. 주택공사와 토지공사 통합 이후 14년이 흘렀지만, 무늬만 통합돼 있고 여전히 소통이 되지 않아 맡아서는 안되는 업무를 맡는 경우도 있다는 것이다.

11일 이한준 LH 사장은 긴급기자회견을 열고 “LH를 근본적으로 혁신하고자 하는 의지의 표현으로 전체 임원 사직서를 받고 새로운 인사를 통해 LH를 변화시키겠다”라며 “CEO로 있는 한 변함없이 인적 쇄신과 함께 조직혁신을 강력히 밀고 나가겠다”고 말했다. 이어 "저의 거취 또한 임명권자인 국토교통부에 의지에 맡기겠다"라며 "구조조정 또한 염두에 두고 있다"고 덧붙였다.

LH는 이번 철근누락 사태 등에 이르게 된 원인은 LH가 안고 있는 근본적인 문제로부터 일부 기인함을 인정하고 조직 쇄신을 하겠다는 입장이다.

이한준 사장은 “(내부 갈등 및 소통 부족으로) 건축도면을 볼 줄 모르는 토목직이 구조견적직을 맡고 있었다”라며 “이는 2009년부터 이어져 왔던 사항으로 앞서 통합할 때 토지공사와 주택공사가 이 자리는 누가 맡고, 저 자리는 누가 맡고라고 ‘나눠먹기’로 전부 정해왔던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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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어 그는 “이번 검단 붕괴사고 때도 구조설계 담당에게 물어봤더니, ‘직원이 없어서 설계서를 검토할 여유가 없다’라고 말했다”라며 “이는 자리 나눠먹기 때문으로 이런 조직은 모두 바꾸고 쇄신해야 국민에게 봉사할 수 있다”고 전했다.

이 사장에 따르면 현재 부실 시공과 관련된 부서와 당시 담당했던 직원들을 경찰 수사 의뢰한 상황이며 공정위를 통해 담합 등에 대한 전방위 조사 또한 요구했다. 이어 감사원에서 공익감사도 청구한 상황으로 이 사장은 "모든 방법을 동원하더라도 혁신해야 한다고 생각한다며, 처참한 심정"이라고 입장을 밝혔다.

아울러 무량판 구조가 적용된 102개 단지 중 철근이 누락된 단지가 5개 늘었다. 이사장은 담당했던 엔지니어들이 사장에게 보고 없이 누락하는 게 말이 되느냐고 분개했다. 

해당 단지들은 LH 직원들이 임의적으로 사장에게 보고 없이 자체적으로 제외 판단을 했는데 해당 보고는 본부장까지 진행된 것으로 알려졌다. 관련 본부장은 해임된 상황이다.

누락된 단지는 각각 △화성남양뉴타운 B10(철근 누락 기둥 3개소) △평택소사벌A7(3개 누락) △파주운정3A37(4개 누락) △고양장항A4(4개 누락) △익산평화(4개 누락)으로 모두 기둥신설, 슬래브보완, 상부보완 등 보강 조치를 완료했다.

아울러 이 사장은 “지난 정부의 비정규직 정규화로 2400명이 정규직이 되며 LH 비대화에 일조했다”라며 “지자체나 지방공기업으로 업무 이전 등을 추진했으나 여의치 않은 상황”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