태풍 '카눈'이 오는 9일쯤 한반도를 관통할 것으로 예보되면서 에너지 공기업들은 초긴장 상태에 돌입했다. 지난달 역대급 폭우는 큰 피해 없이 넘겼지만 이번 태풍은 강도가 '강(최대풍속 초속 33~44m)' 등급으로 위협적인 데다 우리나라 동쪽을 강타하는 경로가 유력해 보여서다.
7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한국전력(한전)과 한국수력원자력(한수원), 5개 발전사(중부·남부·남동·동서·서부) 등은 24시간 비상상황실을 운영하는 등 태풍 대비 매뉴얼에 맞춰 대응 태세 구축에 한창이다. 지난해 초강력 태풍 '힌남노'로 포스코 포항제철소 등 경북권 사업장이 큰 피해를 봤는데 이번에는 사전 대비를 철저히 해 피해를 최소화할 방침이다.
한전은 오는 9일 오전부터 비상상황실을 운영하며 태풍 관련 대응 현황을 집중 관리한다. 한전 역시 태풍 정도에 따라 등급(청색·백색·적색)을 나누고, 등급별로 본사나 사업소에서 근무하는 현장 인원을 달리하고 있다. 자세한 대응 준비 상황은 8일께 나올 예정이다.
5개 발전사(중부·남부·남동·동서·서부)도 대응 태세를 강화하는 중이다. 남동·동서·서부발전 등은 태풍이 한반도로 향한다는 소식에 사내 위기 경보를 한 단계 격상했다.
중부발전은 기존 태풍 대비 매뉴얼에 따라 비상근무 체제에 돌입한다. 침수 예상 지역을 점검하고, 배수펌프 점검·설치에 나선다. 또 강풍 대비 자재 결속·정리, 고소·중장비·화기·전기 작업 중지, 전기실 등 빗물 유입 개소 사전 조치도 이뤄질 예정이다.
남부발전은 이날 오후 'CEO 주재 전력 수급 피크 및 태풍 대비 긴급 점검 회의'를 진행했다. 태풍 대응 현황과 더불어 사업소별 전력 수급 현황 등도 점검했다. 남부발전은 예상을 뛰어넘는 재해 상황 발생을 가정해 각 사업소별 대응 시나리오를 마련해 놓은 상황이다.
남동발전은 이날 오전 본사와 전 사업소에 걸쳐 위기 경보를 '주의' 단계로 격상했다. 이에 따라 기존에 있던 종합상황실을 비상상황실로 변경해 운영 중이다. 날림, 침수 등 취약 시설 및 지역을 예찰·정비하는 등 태풍 북상에 대비해 설비 점검을 강화한다. 8일 오후에는 CEO 주관 본사 및 전 사업소 '태풍 대응 회의'도 개최할 예정이다.
동서발전 역시 이날 오전 자체 위기 경보를 '관심'에서 '주의'로 격상하고, 재난안전상황실 운영에 들어갔다. 필요 시 상황판단회의를 열고 비상상황근무 계획도 수립할 계획이다. 또한 태풍 대비 전 사업소 설비 사전 점검을 하고, 취약 개소를 보강할 계획이다.
서부발전도 태풍 상황이 해제될 때까지 재난안전상황실을 운영하는 등 비상 근무 체계를 가동한다. 한반도가 태풍 영향권에 드는 오는 9일 오전 9시께 사내 위기 경보를 '경계'로 격상하고, 재난안전대책본부를 운영하는 등 적극적 대응에 나설 예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