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7일부터 전세가격 하락으로 기존 세입자에게 전세금을 돌려주지 못한 집주인을 대상으로 대출 규제가 완화된다. 어렵고 복잡한 정책, 금융소비자로서 임대인과 임차인 모두 몰라서 손해를 보는 일이 없도록 헷갈리기 쉬운 부분을 팩트체크로 짚어본다.
Q. 기존 세입자에게 전세금을 돌려주지 못한 집주인들은 더 높은 금리를 적용받나요?
그렇지 않다. 역전세로 기존 세입자에게 전세금을 돌려주지 못하는 상황에서 규제 완화로 집주인에게 추가 대출 여력을 만들어 주는 만큼 위험도가 높아 보이는 것은 사실이다. 하지만, 은행은 다른 주택담보대출(주담대)과 같은 조건으로 판단한다. 담보물이 설정되어 있기 때문에 대출금을 회수하는데 큰 문제가 없기 때문이다.
Q.집주인이 전세금 반환보증 가입 특약을 지키지 않으면 기존 세입자가 받았던 집주인의 대출금이 회수되나요?
결과부터 말하자면 그렇지 않다. 기존세입자에게 지급된 현금은 그대로 두고 집주인에게 채무를 한번에 갚도록 의무를 부과한다. 정부가 규제 완화로 대출을 받은 집주인이 다른 용도로 돈을 사용하지 못하도록 기존세입자에게 직접 지급하도록 한 것은 사실이다. 집주인이 전세금 반환보증 가입 특약 등 후속 세입자에게 의무를 다하지 않거나 새로 주택을 샀다는 게 들통나면 대출금이 전액 회수된다. 하지만 이 말이 기존 세입자에게 지급된 돈을 회수한다는 의미는 아니다.
이를 이해하기 위해선 ‘약정 위반시 기한 이익상실’이란 개념을 살펴봐야 한다. 일반적으로 대출은 만기를 정해 두고 원리금을 나눠 상환하는데, 약정을 위반하면 원리금을 당장 한 번에 갚게 하는 제도다. 예컨대 2억원을 30년 만기로 매달 원리금을 조금씩 상환하는 조건으로 대출을 받았는데, 약정을 위반한다면 2억원을 당장 갚아야 한다. 집주인이 의무를 다하지 않을 경우 약정 위반시 기한 이익 상실이 적용돼 빚을 한꺼번에 갚아야 한다.
정부 관계자는 “만약 완화된 규제로 대출을 받은 집주인이 후속 세입자를 받아 1억원 전세자금 보증보험을 들게 된다면 보증보험료율은 0.13%로 비용이 20~30만원”이라며 “20~30만원의 보험료를 아끼려다 집을 팔거나 경매로 넘기는 손실을 볼 수 있어 의무를 다하도록 강제하는 효과가 있다”고 설명했다.
Q. 후속 세입자가 없어도 집주인이 완화된 대출 규제를 적용 받을 수 있나요?
그렇다. 원칙은 전세금 차액분(기존 전세금-신규 전세금)에 대해 대출을 진행하지만, 후속 세입자가 없는 경우 우선 완화된 대출규제 범위내에서 반환 자금을 지원한다. 정부는 1년 이내 후속 세입자를 구해 해당 전세금으로 상환하게 할 예정이다.
만약 집주인이 자가 거주자로 입주하는 경우에도 자력반환 능력이 없다는 사실을 확인받으면 반환 자금 대출을 받을 수 있다. 대신 집주인은 대출을 받은 뒤 1개월 이내에 입주해야 하며, 최소 2년 이상 실거주를 해야한다. 정부는 실제로 거주하고 있는지 관찰하는 등 엄격한 관리조치를 예고했다.
Q. 집주인이면 누구나 완화된 조건으로 대출을 받을 수 있나요?
그렇지 않다. 정부는 해당 전세대출이 다른 용도로 활용되지 않도록 자격을 제한했다. 이에 따라 지원대상은 역전세 반환대출 규제완화가 발표된 지난 7월 3일 이전에 임대차계약이 체결한 집주인으로 제한된다. 이 중에서도 내년 7월 31일까지 임대차계약이 만료돼 반환을 요청하는 세입자가 있는 집주인만 완화된 대출 규제 한도 내에서 반환 대출을 받을 수있다.
또, 대출 외에 다른 방법으로 전세보증금을 상환 할 수 없는 상황이어야 하며, 반환대출을 이용하는 기간 신규주택을 구입하면 대출이 전액 회수된다. 이외에도 후속 임차인을 보호하기 위해 보증료를 집주인이 부담하는 전세금 반환보증 가입을 특약 사항에 넣어 임대차 계약을 해야 한다. 만약 집주인이 후속 세입자가 입주한 후 3개월 내에 전세금 반환보증에 가입하거나 보증료를 납입 하지 않으면 대출금은 전액 회수 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