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융당국이 최근 35세까지 확대됐던 어린이(자녀)보험 가입 연령을 15세로 제한하면서 손해보험업계가 관련 상품군을 손질하느라 분주하다. 기존 상품명 변경은 물론 이에 따른 광고 등 마케팅 수정 작업 등에 나섰다. 아울러 가입 연령군이 줄어들면서 보험요율 재산출 작업은 물론 가입 대상에서 제외된 2030세대를 타깃으로 한 새 상품 제작 여부를 놓고도 고민이 깊어지고 있다.
23일 보험업계에 따르면 대부분 손해보험사들이 최근 어린이보험 상품과 관련된 내부 실무 논의에 착수했다. 앞서 금융감독원이 지난 19일 최대 가입 연령이 15세를 초과하면 어린이(자녀)보험이라는 상품명을 쓸 수 없게 각사에 지침을 하달하면서 후속 조치에 나선 것이다.
그간 손보사들은 취업 연령이 30대까지 밀리면서 어린이보험 가입 연령을 늘리고 보장을 추가해 가입자들을 끌어모았다. 아울러 영·유아와 취업 준비생 때까지 수요자들을 보유하면 만기 이후에도 해당 브랜드 상품을 택하는 충성도 높은 고객층을 쌓을 수 있을 것으로 내다봤다. 여기에 성인 가입자로서도 기존 성인 건강보험 대비 어린이보험이 10~20%가량 보험료가 저렴하면서 보장 범위도 넓어 인기가 높았다.
손보사들은 당국의 조치로 기존 상품군에 대한 새로운 상품명을 놓고 고심 중이다. 아울러 이와 관련된 TV·지면·옥외광고 등 다양한 마케팅 전략에 대한 수정도 불가피하다. 일부 손보사들은 몇 년간 고심해온 상품명이 변경돼 공든 탑이 무너지는 것 같다는 반응과 함께 수백억 원대 추가적인 마케팅 비용 지출 부담을 예상하기도 했다.
일부 손보사는 상품 가입 연령이 조정되다 보니 보험요율 산출 재조정도 검토하고 있다. 손보업계 관계자는 "기존 상품 가입 연령을 30~35세까지 내다보고 관련 요율 산정을 진행했는데 이번 당국의 지시로 20년치 가입군이 한번에 빠지다 보니 요율을 조정한 상품 개정 출시도 염두에 두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아울러 2030세대를 타깃으로 한 새로운 건강보험 상품 출시도 고려하고 있다"며 "그간 어린이보험으로 해당 연령층까지 커버가 가능했지만 2030세대 위주 상품군을 크게 늘리지 않았던 업체들은 고민이 깊어질 수밖에 없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이 밖에 절판마케팅 등 불건전 영업행위가 도마에 오를까 내부통제 강화에도 총력을 기울이고 있다. 당국은 오는 8월 말까지 기존 어린이보험 개정을 요구한 상태다. 또 다른 관계자는 "당국이 기한을 정한 만큼 그때까지 기존 상품에 대한 암묵적 판매 강화 움직임이 설계사들 사이에 이뤄질 수 있다"며 "사실상 내부 혹은 가입자 제보가 있기 전까지 절판마케팅 여부를 모두 잡아내기란 사실상 불가능하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