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중국 지도부가 이번엔 글로벌 벤처캐피털, 사모펀드사 수장들과 만난 것으로 알려졌다. 최근 중국 경기 둔화 우려가 짙어진 가운데 외국계 기업을 지원사격해 경제에 활력을 불어넣기 위한 움직임이 이어지고 있는 것.
팡싱하이 중국 증권감독관리위원회(증감회) 부주석은 지난 21일(현지시간) 세계 최대 벤처캐피털(VC)인 세쿼이어캐피털의 중국법인 창업자 닐 셴 등 글로벌 벤처캐피털, 사모펀드사 투자자 등을 만나 중국 투자에 대한 애로사항을 청취했다고 블룸버그는 소식통을 인용해 보도했다. 이 자리에는 증감회는 물론 중국자산운용협회 관계자들이 동석했다.
이는 최근 미국과 중국 간 지정학적 갈등 고조, 중국 규제 리스크 확대, 중국 경기 둔화 등으로 글로벌 투자자들의 중국 시장에 대한 흥미가 떨어진 가운데 나온 움직임이다.
특히 최근 미국계 투자자들은 중국 투자에 더 신중해졌다. 얼마 전엔 미국 하원 중국특별위원회가 GGV캐피털, GSR 벤처스, 월든 인터내서널, 퀄컴 벤처스 등 중국에 투자하는 미국 벤처캐피털을 대상으로 중국 기업에 투자한 현황을 조사 중이라고 발표하기도 했다. 미국 국무부는 지난달 중국이 반(反)간첩법 등의 자의적 집행이 자국민에 위험할 수 있다며 중국 여행을 재고하라고 권고하기도 했다.
중국은 최근 민간기업, 외국기업과의 소통을 늘려 이들의 중국에 대한 불안감을 누그러뜨리고 경제에 활기를 불어넣는 데 주력하고 있다. 예상보다 경기 회복세가 더디고 청년 실업률이 치솟는 가운데 투자와 내수 활성화를 위해 기업 친화적인 행보를 보이는 것이다.
실제 중국 상무부는 지난 21일엔 중국 내 한국인 경제단체인 중국한국상회를 비롯해 중국미국상회, 중국EU상회, 중국일본상회와 기업 30여 곳이 참가한 '외자기업 협회를 위한 정책 해설·소통 원탁회의'를 열었다고 밝혔다. 이 자리에서 천춘장 중국 상무부 부장조리(차관보)는 "중국 정부는 외자 투자 유치를 더욱 중요한 위치에 놓고, 공평·투명하고 예측 가능한 경영 환경 조성에 힘쓰겠다"고 약속했다.
중국은 그간 규제 고삐를 조였던 민간경제 부문에도 자신감을 불어넣고 있다. 지난 12일엔 리창(李强) 중국 총리가 직접 알리바바, 메이퇀 같은 중국 빅테크(대형 기술기업) 수장들을 만나 플랫폼 경제에 힘을 실어줬다는 소식이 중국 공산당 기관지 인민일보 1면을 장식하기도 했다. 이는 그간 이어졌던 빅테크에 대한 단속이 사실상 종료된 것으로 해석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