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너지고 침수되고…국가문화유산도 무너뜨린 집중호우

2023-07-16 17: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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백제역사유적지구 중 한 곳인 충남 공주 공산성사적이 토사 유실 등 호우 피해를 입었다 사진문화재청
백제역사유적지구 중 한 곳인 충남 공주 '공산성(사적)'이 토사 유실 등 호우 피해를 입었다. [사진=문화재청]
전국에 쏟아진 집중호우가 국가문화유산까지 무너뜨렸다. 특히 유네스코 세계유산에 등재된 백제역사유적지구(공주·부여) 등에서 침수와 토사 유실 피해가 속출하고 국가 지정문화재(보물)인 전남 영광 신천리 삼층석탑의 석축 일부가 훼손되는 등 극심한 피해가 잇따랐다. 

문화재청에 따르면, 지난달 23일부터 이달 16일 오후 5시까지 각 지방자치단체가 보고한 문화유산 집중호우 피해 사례는 보물 1, 사적 19, 천연기념물 5, 명승 3, 국가민속문화재(5건), 등록문화재(1건) 등 총 34건에 달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지역별로는 경북(8)과 충남(7)·전남(6)의 피해가 가장 컸고, 강원·전북이 각 3건, 서울·부산·광주·충북이 각 1건으로 집계됐다. 

유네스코 세계유산으로 등재된 백제역사유적지구 중 한 곳인 충남 공주 '공산성(사적)'은 사흘간 퍼부은 비로 인해 누각인 '만하루'까지 물에 잠겼다가 ​16일 새벽 금강 물이 빠지면서 모습을 드러냈다. 또 다른 누각인 공산정 부근의 성벽 일부도 유실됐다.

서쪽의 '문루'인 금서루 하단에는 토사가 유실됐다. 현재 피해가 발생한 곳에 안전펜스를 설치하며 추가적 토사 유실을 막기 위해 애쓰고 있다.

공주 석장리 유적(사적 제334호)의 발굴지도 계속된 장대비에 침수 피해를 입었다. 이에 문화재청 측은 현재 석장리박물관 출입을 통제하고, 소장 유물들을 안전한 곳으로 이동시켰다. 
 
계속된 집중호우로 인해 무령왕릉 봉분의 주변부 토사의 일부가 유실됐다 사진문화재청
계속된 집중호우로 인해 무령왕릉 봉분의 주변부 토사의 일부가 유실됐다. [사진=문화재청]
백제 왕릉과 왕릉급 무덤이 모여 있는 공주 무령왕릉과 왕릉원도 일부 토사가 유실되는 피해를 입었다. 공주 수촌리 고분군에서는 일부 경사진 면이 무너져 내렸고, 부여 왕릉원 서쪽 고분군 중에서는 현재 원형봉토 형태의 서고분군 2호분 사면의 흙이 흘러내려 추가 피해를 막기 위해 장막을 설치한 상태다.

백마강 남쪽 부소산을 감싸고 쌓아진 부소산성(사적 제5호)에는 '군창지' 경계의 펜스와 탐방로가 훼손돼 통행을 제한하고 펜스를 다시 설치했다. 조선 후기인 19세기 후반에 지어진 여흥민씨 고택의 행랑채 외벽도 비바람에 파손됐다.

이외에 전남 ‘영광 신천리 삼층석탑’(보물)은 석탑과 2m 떨어진 석축 일부(10m)가 무너졌고, 국가민속문화재로 지정된 경북 안동 하회마을에선 고택 4채의 담장이 파손됐다. 

문화재청 관계자는  "천연기념물과 명승 일부가 나뭇가지 부러짐, 석축 붕괴, 수목전도(넘어짐), 낙석피해, 보호각 지붕탈락 등이 보고됐고, 각지 사적에서 석축 붕괴, 사찰 내 건물 기와 탈락 및 담장 붕괴, 수목 도복(쓰러짐), 토사유실, 침수 등의 피해 사실이 파악됐다"고 밝혔다. 

그는 "긴급조치는 모두 완료됐고, 응급복구 및 추가 훼손 방지를 위해 긴급보수사업 신청을 받고 있다"며 "이번 장마로 국가유산 등 문화재 피해를 최소화하도록 지속적으로 모니터링하고 신속하게 대응하겠다"고 전했다.
 
전남 ‘영광 신천리 삼층석탑’보물의 석탑과 2m 떨어진 석축 일부10m가 붕괴됐다 사진문화재청
전남 ‘영광 신천리 삼층석탑’(보물)과 2m 떨어진 석축 일부(10m)가 붕괴됐다. [사진=문화재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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