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석열 대통령은 13일(현지시간) 안제이 두다 폴란드 대통령과 정상회담을 한다. 대통령실은 "한국은 폴란드의 핵심 투자국이자 필수 불가결한 협력 파트너"라면서 "자유민주주의 수호를 위한 가치 연대를 강화해 나가면서 윤 대통령은 세계 평화와 번영을 위한 글로벌 연대를 폴란드와 함께 이끌 것"이라고 예고했다.
김은혜 홍보수석은 이날 오전 폴란드 바르샤바 현지 프레스센터 브리핑에서 "(윤 대통령의 이번 순방은) 대한민국 대통령으로서는 14년 만에 폴란드 방문이며, 취임 이후 유럽 내 첫 양자 방문"이라고 의미를 부여했다.
한국이 국민의힘 계열 정당과 민주당 계열 정당이 번갈아 집권한 것처럼, 폴란드 역시 보수성향 정당 '법과 정의(Prawo i Sprawiedliwość)'와 상대적으로 진보적인 '시민연단(Platforma Obywatelska)'이 번갈아가며 집권했다.
다만 대통령 중심제인 한국과 달리 폴란드는 대통령제를 가미한 의원내각제 국가다. 임기 5년으로 연임이 가능한 대통령이 외교·국방을 맡고, 집권당 당수인 총리가 행정을 총괄한다. 과거에는 대통령과 총리의 소속 정당이 달라 대립 구도가 종종 형성됐지만, 현 집권당 '법과 정의'에 안제이 두다 대통령과 마테우시 모라비에츠키 총리가 소속돼 협조 관계를 구축하고 있다.
폴란드는 오는 10월 총선이 열릴 예정으로, 지난달 법과 정의는 33%, 시민연단은 27%의 지지율을 확보하고 있다. 과반 확보를 위한 연정을 추진하고 있지만 여권연합(법과정의당, 우파연맹)이 총 41%, 야권연합(시민연단, 폴란드 2050, 농민당 등) 총 39% 지지율로 팽팽히 맞선 상황이다.
또한 한국이 중국‧일본 등 주변 강대국들의 끊임없는 침략에 맞서 주권을 지켜온 역사를 가진 것처럼 폴란드도 러시아‧독일 등의 침략을 받아 식민지가 되고 국토를 침탈당한 역사가 있다. 윤 대통령과 두다 대통령이 정상회담 등에서 서로 공감대를 형성할 포인트가 많을 것으로 기대된다.
한편 대통령실은 전날 윤 대통령과 기시다 후미오 일본 총리와의 리투아니아 정상회담에서 '후쿠시마 오염수 방류' 관련 "윤 대통령의 요청을 기시다 총리가 답변하지 않은 것 같다"라는 지적에 "윤 대통령은 국민의 건강과 안전이 최우선이라는 원칙으로 어제 회담에 임했고, 또 그 원칙에 따라 관계부처에서 협의를 진행할 것으로 알고 있다"고 답했다.
대통령실에 따르면 윤 대통령은 전날 '일본 정부의 후쿠시마 오염수 방류 계획이 국제 안전기준에 부합한다'는 국제원자력기구(IAEA)의 발표 내용을 존중한다고 했다. 이는 일본 정부의 오염수 방류 계획을 사실상 승인한 것으로 해석된다.
그러면서 윤 대통령은 △방류 모니터링 정보 실시간 공유 △방류 점검 과정에 한국 전문가 참여 △방사성 물질 농도 기준치 초과시 즉각 중단 등을 요청했다.
이에 기시다 총리는 "일본 총리로서 해양 방출 안전성에 만전을 기하여 자국민 및 한국 국민들의 건강과 환경에 악영향을 주는 방출은 하지 않겠다"고 약속했다.
그러면서 "해양 방출 개시 후 IAEA의 검토(review)를 받으며 일본이 시행하는 모니터링 정보를 높은 투명성을 갖고 신속하게 공표할 것"이라며 "모니터링을 통해 방사성 물질의 농도가 기준치를 초과하는 등 문제가 발생할 경우에는 계획대로 즉시 방출 중단을 포함하여 적절한 대응을 취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다만 윤 대통령이 요청한 사항에는 즉답을 피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