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석열 대통령은 12일(현지시간) 북대서양조약기구(NATO·나토) 정상회의가 개최된 리투아니아 빌뉴스에서 기시다 후미오 일본 총리와 정상회담을 하고 '후쿠시마 오염수' 방류를 사실상 승인했다.
윤 대통령과 기시다 총리는 이날 오후 북대서양조약기구(NATO·나토) 정상회의가 개최된 리투아니아 빌뉴스에서 취임 후 6번째 정상회담을 했다.
다만 윤 대통령은 계획대로 방류의 전 과정이 이행되는지에 대한 모니터링 정보를 실시간으로 우리측과 공유하고, 방류에 대한 점검 과정에 우리 전문가도 참여토록 해 줄 것을 요청했다. 아울러 방사성 물질의 농도가 기준치를 초과하는 것과 같은 상황이 발생하면, 즉각 방류를 중단하고 우리측에 그 사실을 바로 알려줄 것도 주문했다.
기시다 총리는 "일본 총리로서 해양 방출 안전성에 만전을 기하여 자국민 및 한국 국민들의 건강과 환경에 악영향을 주는 방출은 하지 않겠다"고 약속했다.
또한 해양 방출 개시 후 IAEA의 검토(review)를 받으며 일본이 시행하는 모니터링 정보를 높은 투명성을 갖고 신속하게 공표할 것이며, 만일 모니터링을 통해 방사성 물질의 농도가 기준치를 초과하는 등 문제가 발생할 경우 즉시 방출 중단을 포함해 적절한 대응을 취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오염수 문제 외에도 양국 정상은 △북한 탄도미사일 발사 규탄 △한·일 통화스와프 △첨단 기술·공급망 협력 △한·미·일 안보협력 방안 등에 의견을 교환한 것으로 알려졌다.
대통령실 고위 관계자는 "후쿠시마 오염수는 결국 12~13년 전에 일어난 자연재해이고 그 결과 일본을 포함해 아시아·태평양 이웃 국가들이 함께 고통을 받고 있다"며 "이런 것들을 다 기회로 활용해 서로 신뢰를 강화하고 협력하고 발전시켜 나가는 기회로 활용하면 좋겠다는 생각은 일본이나 우리나라나 똑같다"고 설명했다.
윤 대통령은 한·일 정상회담을 끝으로 2박 3일에 걸친 나토 정상회의 참석 일정을 마쳤다.
윤 대통령은 12일 저녁 두 번째 순방국인 폴란드 바르샤바로 이동해 방산 등 세일즈 외교에 돌입했다. 국내 89개 기업·기관으로 구성된 경제사절단이 폴란드 순방에 동행했다.
윤 대통령은 오는 15일까지 안제이 두다 폴란드 대통령과 정상회담, 한·폴란드 비즈니스 포럼, 우크라이나 재건 협력을 위한 기업 간담회, 현지 진출 기업인과 대화, 바르샤바대학에서 미래세대와 만남 등 '국빈급' 방문 일정을 소화한다.
최상목 경제수석은 "비즈니스 포럼에서는 배터리, 방산, 원전 등 기존 협력 분야뿐 아니라 미래차, 항공, 인공지능(AI) 등 첨단산업 분야 협력과 인프라, 미래 인재 교류 협력 등 다양한 분야에서 수십 건의 협력 양해각서(MOU)를 체결할 예정"이라고 설명했다.
한편 윤 대통령은 나토와 11개 분야에 걸친 '국가별 적합 파트너십 프로그램(ITPP)'을 체결하고 나토의 정보 공유 시스템인 바이시스(BICES·전장정보 수집활용 체계) 가입을 추진하는 등 양자 협력을 고도화했다.
윤 대통령은 한국·일본·호주·뉴질랜드 등 '아시아·태평양 4개국(AP4) 정상회의'에서 북한 탄도미사일 도발을 규탄했다. 윤 대통령은 "대서양의 안보와 태평양의 안보가 결코 분리될 수 없다는 것을 다시 한번 보여주고 있다"면서 "우리 AP4는 나토와 연대해 강력한 집단 안보 태세를 확립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 밖에 13개국과 공식 정상회담을 하고 나토 정상회의장·만찬장 등에서 약 40개국 정상을 만나 △안보 협력 △글로벌 공급망(서플라이 체인) 협력 △2030 부산 국제박람회(엑스포) 유치에 공을 들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