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주은행이 1946년 개교 이래 50년간 유지해 온 조선대학교 주거래은행 지위 탈락을 둘러싸고 후폭풍이 거세지고 있다. 광주은행 노동조합은 조선대학교에 대해 지역상생 대신 돈을 택했다며 강하게 규탄하고 새 주거래은행으로 선정된 신한은행에 대한 자격 무효를 주장하고 나섰다. 사측에는 법원에 주거래은행 선정 금지 가처분 신청을 제출할 것을 요구했다.
광주은행 노조는 7일 성명서를 내고 "조선대학교가 공개경쟁 입찰을 핑계 삼아 50여 년간 유지해 온 지역 금융기관과의 협력을 무시하고, 지역 인재 양성과 상생을 저버리며 돈을 선택했다"고 규탄했다.
노조는 특히 이번 주거래은행 공개입찰 과정에서 주거래은행 사업자 지정 신청 자격 적정성에 문제가 있다고 지적했다. 신한은행이 조선대에서 제시한 주거래은행 사업자 조건과 관련해 자격이 없다고 저격에 나선 것이다. 노조는 "신한은행이 신용카드업을 겸업으로 수행하지 않아 주거래 은행 신청 자격을 충족하지 못하며, 평가항목에 지방은행이 유리한 항목인 지역사회 기여 실적은 삭제되고 돈과 관련된 정성평가 비중이 54점(협력사업 30점)으로 불리한 경쟁이었다"고 문제를 제기했다.
이번 주거래은행 선정 과정에서 구체적인 평가항목과 배점 기준은 △신용도 및 재무구조 안정성(20점) △대학 구성원과 학부모 이용 편의성(10점) △주거래은행 업무관리능력(3점) △카드 관리(13점) 등 정량 평가 46점에 △예금금리(20점) △대학과의 협력사업(30점) △주거래은행 업무관리능력(4점) 등 정성 평가 54점이었다.
광주은행 노조는 또한 "본점이 서울에 있는 시중은행은 조성된 자금을 본점으로 집중해 운용할 수밖에 없는 실정"이라며 "지역대학교 자금이 역외로 유출된다는 점을 주목해야 한다"고 규탄했다. 노조 측은 "자금의 지역 내 선순환을 위해서 지방은행인 광주은행이 선정되어야 함은 당연하며, 시중은행의 일시적인 협력사업비와는 비교되지 않는 유·무형의 기여를 감안해야 할 것"이라고 밝혔다.
노조 측은 이번 주거래은행 탈락과 관련해 단순 규탄을 넘어 사측에 법적 대응에 나설 것을 요구하기도 했다. 박만 광주은행 노조위원장은 "법률 검토 결과 신한은행이 조선대 주거래은행 신청 자격이 없는 만큼 은행 측에 조선대 주거래은행 선정 금지 가처분 신청을 법원에 낼 것을 사측에 요청했다"고 말했다.
한편 조선대는 최근 주거래 은행 사업자 지정과 관련해 신한은행을 우선 협상 대상자로 선정했다. 주거래은행으로 지정되면 등록금, 기숙사비 수납을 비롯해 대학과 산학협력단의 각종 자금 관리·운용, 신용카드와 연계한 학생증 카드와 법인카드 발급·관리 등을 맡게 된다. 조선대 연간 수입액 규모는 3000억원 안팎으로 지난해 법인카드 사용액만 160억원에 달했다. 신한은행은 변수가 없으면 조선대와 주거래 약정을 체결하고 오는 9월 1일부터 2028년 2월 말까지 4년 6개월 동안 주거래 은행을 맡을 예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