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구은행장 "연내 시중은행 전환"…금융권 "자본력 확충이 관건"

2023-07-06 15: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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황병우 DGB대구은행장이 6일 대구 수성구 DGB대구은행 본점에서 열린 기자간담회에 참석해 발언하고 있다 사진DGB대구은행
황병우 DGB대구은행장이 6일 대구 수성구 DGB대구은행 본점에서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발언하고 있다. [사진=DGB대구은행]

DGB대구은행이 연내 시중은행 전환 추진을 공식화했다. 금융당국이 지방은행에 대해 시중은행 전환을 적극적으로 허용하겠다는 방침을 정하자 제일 먼저 도전장을 내밀었다. 대구은행은 ‘지방은행 평가절하’를 해소하고 단시간에 경쟁력을 확보한다는 방침이지만 금융권에서는 체급에서 밀려 시중은행과 경쟁하는 것 자체가 어려울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대구은행은 6일 대구 수성구 본점에서 시중은행 전환 인가 추진과 관련한 기자간담회를 열었다. 황병우 DGB대구은행장은 이 자리에서 “2~3개월 내에 시중은행 전환 인가를 신청할 수 있을 것”이라며 “준인터넷전문은행 전략을 추진하고 중신용 고객과 함께 성장하는 방안 등을 통해 시중은행으로 성장하는 대표적인 은행이 되겠다”는 포부를 밝혔다.
이에 따라 대구은행은 앞으로 모바일뱅킹플랫폼 ‘아이엠(iM)뱅크’를 앞세워 디지털금융에 역량을 집중할 전망이다. 또 중소기업금융에서 보유한 강점을 활용해 중신용 중소기업·소상공인을 대상으로 영업을 강화할 것으로 보인다. 또 강원·충청 등 지방은행이 없는 지역에는 거점점포를 중심으로 비용 효율화를 도모하는 등 지역·중기·핀테크와 상생하겠다는 복안이다.

대구은행은 시중은행 전환을 통해 은행권 경쟁 촉진, 지역경제 활성화, 은행 조달비용 절감, 기업가치 상승 효과 등을 기대하고 있다. 이를 위해 향후 DGB금융지주와 함께 시중은행 전환을 추진할 태스크포스(TF)를 구성하고 시중은행 전환 이후 경쟁 전략과 사업계획을 수립해 전환 인가를 신청할 계획이다.

그러나 금융권에서는 대구은행이 시중은행으로 전환되는 것만으로 은행권 경쟁이 촉진되지는 않을 것이란 시각이 우세하다. 시중은행으로 전환하더라도 자본력에 차이가 있어 경쟁 자체가 성립하지 않을 것이란 분석이다.

올해 1분기 기준 대구은행 자기자본은 4조9857억원 규모다. KB국민·신한·하나·우리·NH농협 등 시중은행이 21조~34조원 규모인 것을 고려하면 약 4~7배나 체급 차이가 나는 것이다. 이에 따라 금융권에서는 대구은행이 시중은행과 제대로 된 경쟁을 하기 위해서는 체급을 올리는 ‘벌크업’을 통해 자본력을 확보해야 한다는 분석이 나온다.

금융권 관계자는 “디지털 중심으로 규모를 키우려면 시스템 고도화, 서버 확충 등 대규모 투자가 필요한데 대구은행이 얼마나 돈을 쓸 수 있을지는 의문”이라며 “오히려 시중은행이 적극적인 유인책으로 대구·경북 지역을 공략하면 속수무책으로 당할 수 있다”고 지적했다.

그러나 황 행장은 이날 증자 등 구체적인 자금 조달 계획에 관한 질문에 “시중은행 전환이 시장에서 기업가치를 제대로 평가받을 수 있는 계기가 될 수 있다”며 “주가가 상승하면 증자를 통해서도 자본력을 충실히 할 수 있는 기회도 생길 수 있다”고 즉답을 피했다.

한편 대구은행은 시중은행 전환 이후 중장기적인 관점에서 사명 변경도 검토할 방침이다. 대구은행과 DGB라는 사명·브랜드가 대구·경북에 한정되는 이미지를 극복하는 게 시중은행으로 자리 잡기 위한 관건 중 하나라는 판단에서다. 황 행장은 “당분간 대구·경북에서는 DGB에, 타 지역에서는 아이엠뱅크에 집중하는 이원화 전략을 전개할 것”이라며 “적절한 시점에 브랜드와 사명을 통일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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