군인부터 청소년까지 '마약의 덫' 빠진 Z세대...30대 이하 마약사범 109% 폭증

2023-07-05 14:3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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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 서초구 대검찰청 전경 사진유대길 기자 dbeorlf123ajunewscom
서울 서초구 대검찰청 전경. [사진=유대길 기자 dbeorlf123@ajunews.com]

지난해 적발된 마약류 사범의 수가 사상 최다를 나타낸 가운데, 사회관계망서비스(SNS) 등을 중심으로 한 온라인 마약 유통 확대로 30대 이하 마약 사범의 수가 4년 새 2배 넘게 폭증한 것으로 확인됐다. 인터넷 마약 유통에 대한 엄정 대응과 함께 젊은 세대를 대상으로 한 마약 예방·재활 교육의 확대가 시급하다는 지적도 나온다.
30대 이하 마약사범 급증...10대 사범 5년새 236% 폭증
 
30대 이하 마약류 사범 적발 인원
30대 이하 마약류 사범 적발 인원. 

5일 대검찰청 마약·조직범죄부(박재억 검사장)이 발간한 ‘2022년 마약류 범죄 백서’에 따르면 지난해 적발된 전체 마약류 사범은 1만8395명을 기록했다. 적발된 마약류 사범은 2018년 1만2613명에서 2019년 1만6044명, 2020년에는 1만8050명까지 늘었다. 이후 2021년에는 1만6153명으로 소폭 줄었다가 지난해부터 다시 증가세로 돌아섰다.
 
특히 최근에는 30대 이하 젊은 층의 마약사범 적발 건수가 급증하고, 전체 마약 사범의 저연령화도 두드러지고 있는 것으로 확인됐다. 대검에 따르면 지난해 적발된 전체 마약류 사범 1만8395명 중 30대는 1만988명으로 이는 2018년의 30대 이하 마약류 사범 5257명보다 109%나 증가한 것이다. 전체 마약류 사범에서 30대 이하 연령이 차지하는 비중도 같은 기간 41.7%에서 59.8%로 확대됐다.
 
마약사범의 저연령화도 가속화되고 있다. 최근에는 10대 청소년과 20대의 마약 투약과 유통이 증가하고 있는 실정이다. 백서에 따르면 10대 이하 마약사범은 2018년 143명에서 지난해에는 481명으로 236% 넘게 폭증했다. 20대 마약사범 역시 같은 기간 2118명에서 5800명으로 배 이상 늘었다. 30대는 2996명에서 4703명으로 약 57% 증가했다.
 
군부대 내 20대 장병 사이에서도 마약 투약과 적발 사례가 꾸준히 나오고 있다. 최근에는 경기도 연천의 한 부대에 마약을 반입해 부대원들과 11차례에 걸쳐 대마 등을 흡입한 전직 군인이 기소되기도 했다. 부대 내 마약 반입이 잇따르면서 최근 군은 관세청과 함께 육군에 반입되는 우편물·택배 등을 대상으로 마약류 단속에도 나서고 있다.
 
대검은 다크웹과 SNS 등의 마약류 유통 확대가 30대 이하 마약 사범 증가 원인으로 보고 있다. 실제 지난해 유엔마약범죄사무소의 ‘세계마약 보고서’에 따르면 다크웹을 통한 거래 중 91%는 마약류 거래였다. 검찰 관계자는 “국내에서도 SNS와 다크웹을 통해 마약류 판매 광고를 게시하고, 가상화폐로 구매 후 던지기 방식으로 거래하는 방식으로 마약 유통이 이뤄지고 있다”면서 “인터넷 마약 유통조직은 점조직 형태로 운영되기 때문에 추적・검거도 쉽지 않은 상황”이라고 밝혔다.
 
30대 이하 젊은 층과 함께 외국인의 마약 적발도 가파른 증가세를 보이고 있다. 2018년 948명을 기록한 외국인 마약사범은 지난해 2573명으로, 4년 만에 3배 증가했다. 국내 마약 유통사범의 40%는 외국인으로, 외국인에 의한 마약류 밀수가 특히 심각한 것으로 드러났다.
檢, 인터넷 마약유통 전담수사팀 구축..."저연령 대상 마약예방 교육도 확대해야"

인터넷을 중심으로 한 마약 유통과 거래가 증가함에 따라 검찰은 인터넷 마약류 유통범죄를 중점으로 향후 대응을 강화할 방침이다. 마약 관련 키워드를 자동 탐지하는 모니터링 시스템을 보강해 24시간 감시·적발을 진행하고 인공지능(AI) 기반 이미지 탐지·추출 기술도 적극 활용할 계획이다. 또 인터넷 마약 유통을 전문으로 하는 전담수사팀도 육성·구축한다.
 
전문가들은 젊은 층의 마약 확산을 막기 위해 인터넷 마약 유통에 대한 단속과 함께 사전 예방·재활 교육도 적극적으로 실시되어야 한다고 주문한다.
 
박영덕 한국마약퇴치운동본부 센터장은 “10대와 20대는 SNS 등을 통해 마약 유통과 관련한 정보를 접할 기회가 상당히 많음에도 청소년에 대한 예방 차원의 교육은 잘 이루어지지 않고 있다”면서 “마약 접촉 연령대가 초등학생까지 낮아짐에 따라 관련 예방 교육도 지금보다 더욱 어린 연령대 대상으로 이루어지도록 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서울경찰청 마약수사대 팀장을 지낸 윤흥희 한성대 마약알코올학과 교수는 “10·20대들의 마약 유통이 지금처럼 확산될 경우 앞으로 이들이 30·40대가 될 십수년 후에는 국내에 어마어마하게 마약이 확산될 것”이라고 경고했다. 윤 교수는 “2019년을 기점으로 국내에서도 인터넷을 통한 마약 유통이 자리잡기 시작해 현재는 다양한 방식으로 활성화됐다”면서 “최근 영국이나 미국은 예방 정책과 재활 치료 정책을 강조하는 방향으로 가고 있다. 국가나 지방자치단체는 물론 교육부와 학교도 마약 문제에 대한 예방 정책과 사전 교육 정책을 확립해 시행할 필요가 있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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