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부동 전적지에 '호국의 별' 백선엽 장군 동상 섰다

2023-07-05 14: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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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부동전적기념관서 백 장군 동상 제막식·3주기 추모식

추모행사 앞서 칠곡군 주관 '지게부대 위령비 제막식'도

백선엽장군기념재단 출범
    서울연합뉴스 홍해인 기자  30일 서울 영등포구 공군호텔에서 열린 백선엽장군기념재단 창립대회에서 김관진 재단 이사장 등 참석자들이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백 장군은 6·25전쟁 당시 1사단장을 맡아 개전 초기 지연전과 낙동강 방어선의 다부동 전투를 지휘했다 전쟁 후기에는 육군참모총장으로 국군을 이끌었다 20236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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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6월 30일 서울 영등포구 공군호텔에서 열린 '백선엽장군기념재단 창립대회'에서 김관진 재단 이사장 등 참석자들이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6·25전쟁 당시 ‘다부동 전투’를 승리로 이끈 고(故) 백선엽 장군 동상이 경북 칠곡 다부동전적기념관에 우뚝 섰다.
 
6·25전쟁 영웅 백 장군의 3주기 추모행사가 5일 다부동전적기념관에서 거행됐다. 이번 행사는 동상 제막식과 통합 추모식으로 나뉘어 이뤄졌다.
 
백 장군 동상 제막식은 국가보훈부 주관으로 진행됐다. 박민식 보훈부 장관, 백 장군의 장녀 백남희 여사, 이철우 경북도지사, 이종섭 국방부 장관 및 박정환 육군참모총장 등 100여명이 참석했다.
 
백 장군 동상은 장군의 서거 3주기를 맞아 민간 동상건립추진위원회가 주관해 건립을 추진했다. 이 동상은 민간 동상건립추진위원회의 국민성금모금, 보훈부 예산 1억5000만원 등 총 5억원을 들여 높이 4.2m, 너비 1.56m 크기로 제작됐다.
 
특히 동서남북 사방으로 대한민국을 지키고 수호한다는 의미를 담아 동상이 360도 회전할 수 있도록 제작됐다. 국민성금은 모금 2개월 만에 목표액을 달성할 정도로 동상 제작에 대한 관심과 열기가 높았다.

박 장관은 기념사에서 “대한민국을 구한 호국의 별인 백선엽 장군의 희생과 헌신을 많은 분들이 기릴 수 있을 것”이라며 “6‧25전쟁 최대의 격전지였던 낙동강 방어선을 자유민주주의 수호의 성지로 만들겠다”고 강조했다.
 
고인 생애·업적 담은 추모 영상 상영도

이어 박 총장 주관으로 열린 통합 추모식에는 유가족과 이 장관, 박 장관, 폴 러캐머라 한·미연합사령관, 역대 육군참모총장을 비롯한 유관기관 및 보훈단체 관계관, 장병, 지역주민, 학생 등 1000여명이 자리했다.
 
행사장에는 6·25전쟁의 주요 전투를 승리로 이끌고 오늘날 한·미동맹의 기틀을 닦은 백 장군의 생애와 업적을 담은 추모 영상이 상영돼 눈길을 끌었다.
 
참석자들은 다부동 구국용사충혼비에서 헌화·분향을 하고 백 장군을 포함한 호국영령의 넋을 기렸다. 이어진 추모공연에서는 칠곡군 대교초등학교 학생들이 ‘고향의 봄’, ‘사랑과 축복’ 등의 합창곡으로 추모의 메시지를 전했다.
 
백남희 여사는 “아버지는 생전에 최초 4성 장군의 명예나 훈장 등은 자신의 것이 아니라 대한민국의 자유와 평화를 지키기 위해 희생된 분들과 국민들의 것이라고 말씀하셨다”며 “아버지의 평생의 염원이었던 조국수호와 한·미동맹 강화를 위해 애쓰고 계신 분들께 감사드린다”고 말했다.
 
‘6·25전쟁 영웅’ 백 장군 회고록, 미군 군사학교 교재로 사용
 
추모식이 열린 다부동은 6·25전쟁 당시 백 장군이 사단장으로 이끌던 1사단이 북한군 3개 사단을 격파하며 낙동강 방어선을 사수한 상징적인 장소다. 1사단이 다부동 전투에서 승리함으로써 국군은 최후 방어선인 낙동강 전선 방어에 성공해 반격의 발판을 마련했다.
 
백 장군은 다부동 전투를 비롯해 평양 최초 점령, 서울 재탈환, 춘계 공세 방어, 동부 휴전선 북상 등 숱한 작전을 지휘한 6·25전쟁 영웅이다. 이후 제4대 합동참모의장과 제7·10대 육군참모총장을 역임해 한·미동맹과 강한 군 건설을 위해 헌신했다. 2020년 100세의 일기로 영면에 들었으며 국립대전현충원에 안장됐다.
 
한·미동맹의 상징이기도 한 백 장군의 공로는 미국에서도 높이 평가받고 있다. 미 국립보병박물관은 백 장군의 6·25전쟁 경험담을 육성으로 담아 전시하고 있다. 6·25전쟁 회고록 ‘군과 나’는 미군 주요 군사학교에서 교재로 사용되고 있다.
 
지난 4월에는 한·미동맹 70주년을 맞아 보훈부가 선정한 ‘한·미 참전용사 10대 영웅’ 중 한 명으로 선정돼 헌정 영상이 2주 동안 뉴욕 타임스스퀘어 전광판에 하루 약 680회 송출됐다.

한편, 추모행사에 앞서 칠곡군 주관으로 지게부대 위령비 제막식도 진행됐다. 지게부대는 계급도, 군번도 없는 민간인 신분으로 치열한 전투가 벌어지는 고지에서 탄약과 식량을 비롯한 군수물자를 나르며 큰 활약을 펼친 6·25전쟁의 숨은 영웅들이다.
 
지게를 지고 전장을 누비는 모습 때문에 ‘지게부대’로 불렸다. 미군들은 지게의 모습이 알파벳 A와 비슷하다고 해서 ‘더 에이-프레임 아미’(The A-frame Army)라고 불렀다. 다부동에서만 2800여명이 전사한 것으로 추정되나 참전 사실 입증이 어려워 제대로 된 보상이나 예우가 이뤄지지 않고 있다.
 
이번에 건립된 위령비는 지게부대원의 희생과 헌신을 높이 평가했던 백 장군의 유지를 받들기 위해 백 장군 동상과 함께 같은 날, 같은 장소에 자리 잡게 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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