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정은 현대그룹 회장이 고(故) 정몽헌 회장 20주기에 맞춰 5년 만에 추진한 금강산 방북이 북한 측의 거부로 사실상 무산됐다.
현 회장은 2018년 금강산에서 열린 정 회장 15주기 추모식에 참석하는 등 북한과는 다소 밀접한 관계를 맺었지만 경색된 남북관계로 인해 방북 추진이 어렵게 됐다.
2일 통일부에 따르면 김성일 북한 외무성 국장은 전날(1일) 조선중앙통신을 통해 배포한 담화에서 "남조선(남한)의 그 어떤 인사의 방문 의향에 대하여 통보받은 바 없고 알지도 못하며 또한 검토해 볼 의향도 없음을 명백히 밝힌다"고 강변했다.
이어 "금강산 관광지구는 조선민주주의인민공화국 영토의 일부분이며 따라서 우리 국가에 입국하는 문제에서 아태평화위는 아무러한 권한도 행사할 수 없다"며 "이러한 원칙과 방침은 불변하며 앞으로도 유지될 것"이라고 했다.
앞서 지난달 30일 통일부는 "현대아산 측은 지난 27일 고 정 회장 20주기 계기, 추모행사를 위한 금강산 지역 방북을 타진하기 위해 북한주민 접촉신고를 했다"며 "통일부는 절차에 따라 검토하고 있다"고 입장을 밝힌 바 있다.
이는 현 회장의 방북 승인 요청에 대해 북한이 '정부의 방침'을 내세우며 명백한 거부 의사를 밝힌 것이다.
이에 따라 당분간 현 회장의 방북 추진은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
양무진 북한대학원대 교수는 이날 아주경제와 통화에서 현 회장의 방북 가능성에 대해 "완전 제로"라며 "북한이 공화국 정부 방침이라고 언급했기에 더 이상 기대할 수 있는 게 없다"고 답했다.
그러면서 "윤석열 정부는 남북 관계가 발전되기를 기대하지 않는다"며 "현 회장의 방북은 이번 정부에서 바랄 수 없을 것"이라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