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는 하반기 상장리츠의 차입 및 사채 만기도래액이 2조원을 상회하는 것으로 집계됐다. 만기가 도래하는 채무의 금리는 대부분 5% 미만인 반면 새로 조달해야 하는 금리는 5~6%이기 때문에 이자비용 증가가 불가피한 상황이다. 리츠 자산관리회사(AMC)들은 다양한 조달수단을 동원해 이자비용 증가를 최대한 억제하겠다고 부연했다.
29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최근 사업보고서 기준으로 국내 상장리츠들이 하반기 중으로 상환해야 하는 채무는 총 2조1281억원으로 나타났다. 이는 1조4517억원이었던 올해 상반기 대비 6764억원(46.59%) 증가한 규모다.
이밖에도 신한알파리츠가 3855억원, SK리츠가 3408억원을 상환해야 하는등 3000억원 이상의 만기가 도래한다. 다른 리츠들의 하반기 만기도래액은 △ESR켄달스퀘어리츠 2550억원 △신한서부티엔디리츠 1930억원 △이지스밸류플러스리츠 1760억원 △NH올원리츠 1362억원 △한화리츠 1100억원 △제이알글로벌리츠 930억원 △케이탑리츠 476억원 등이다.
2조원을 상회하는 만기도래액을 주목해야 하는 까닭은 채무 대부분이 금리 5% 미만인 저리로 구성됐기 때문이다. 전체 만기도래액의 38.52%에 달하는 8197억원은 이자율이 2.22~2.90%에 불과하다. 금리가 5% 미만인 채무는 절반 이상인 1조1548억원에 달한다.
반면 최근 상장리츠들의 조달금리는 6%를 상회하고 있는 상황이다. 이지스레지던스리츠는 이날 신용등급 A-로 100억원 규모 회사채를 발행, 이자율 6.3%로 자금을 조달했다.
은행 등 금융기관을 통한 차입도 기초자산에 따라 다르지만 5% 이하 금리로 조달하기 어려운 환경이다.
리츠AMC 관계자는 "금융권에서 5%보다 낮게 담보대출을 받기는 어려운 상황"이라며 "최근 차입 기간을 연장한 리츠들도 대부분 금리가 5% 이상인 것으로 알고 있다"고 설명했다.
부채 만기도래를 맞이한 리츠가 기존 대비 높은 금리로 부채를 차환할 경우 이자비용 상승에 따른 배당금 축소가 불가피하다. 이들 상장리츠가 차환하는 과정에서 이자율이 1%포인트(p)만 오른다고 가정해도 연환산 기준 212억8100만원의 이자비용이 증가하게 된다. 저금리 환경에서 2%대 금리로 자금을 차입했던 리츠들의 경우 이자비용 증가 폭이 3%p를 상회할 수도 있는 상황이다.
다만 리츠AMC들은 담보부사채와 외국계 은행 등 다변화된 차환전략을 구사하면 이자비용 부담을 최소화할 수 있다고 강조했다.
롯데리츠 관계자는 "내달 29일 만기가 도래하는 800억원 규모 회사채(이자율 4.58%)의 경우 담보부사채로 차환하면 AA- 신용등급을 인정받아 5% 초반 금리로 자금을 조달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며 "10월에 만기가 도래하는 2800억원의 채무도 이자비용을 최대한 줄이는 방향으로 차환할 것"이라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