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승민 전 국민의힘 의원은 28일 일본 후쿠시마 오염수 방류를 두고 "국민 절대다수의 반대를 좌파의 선동이 만들어 낸 괴담으로 치부해서는 안 된다. 그런 자세야말로 국민을 개돼지로 취급하는 오만"이라고 비판했다.
이에 윤석열 대통령 대선 후보 시절 수행팀장을 맡은 이용 국민의힘 의원은 "과학의 한계를 운운하는 유 전 의원은 과학이 아닌 선동을 믿겠다는 건가"라고 되받아쳤다.
그는 "시찰단이 후쿠시마에 다녀온 지도 한 달이 지났는데, 하나 마나 한중간 설명회만 한 번 하더니 시찰단은 행방불명"이라며 "오염수 시료 채취도 못 하고 돌아온 시찰단이 어떤 과학적 검증을 했는지 알 수가 없다"고 꼬집었다.
그러면서 "결국 모든 상황을 종합하면 국제원자력기구(IAEA)가 조만간 오염수 방류에 찬성하는 최종보고서를 발표할 것이고, 우리 정부는 이를 근거로 오염수 방류에 찬성한다고 발표할 가능성이 99.9%인 것으로 판단된다"고 덧붙였다.
또 "시찰단의 일본 방문쯤에 벌인 여론조사들을 보면, 우리 국민의 약 85%가 일본의 오염수 방류에 반대한다"며 "대통령과 정부·여당은 우리 국민 절대다수의 반대를 좌파의 선동이 만들어 낸 괴담으로 치부해선 안 된다. 그런 자세야말로 국민을 개돼지로 취급하는 오만"이라고 지적했다.
유 전 의원은 "우리 정부가 일본의 대변인인가. 도대체 누구에 대한 신의성실인가. 우리 정부가 왜 일본의 방류에 앞잡이 노릇을 하고 있나"라며 "대통령과 정부는 일본의 후쿠시마 오염수 방류에 대해 분명히 반대하기를 강력히 촉구한다"라고 강조했다.
반면 이용 의원은 같은 날 오후 자신의 페이스북을 통해 "유 전 의원이 또 정부를 비난하고 나섰다. 사실관계부터 틀렸다"며 "과학의 한계 운운하는 유 전 의원은 과학이 아닌 선동을 믿겠다는 건가"라고 반발했다.
이 의원은 "애초에 오염수 방류 결정권은 IAEA에 있기에 시찰단과 정부는 '국민의 우려를 불식시키기 위한', 할 수 있는 최선의 노력을 다하고 있는 것"이라며 "한국개발연구원(KDI) 출신 정책전문가 타이틀을 달고 중차대한 국정 현안을 논평하면서 이 같은 기본적인 사실관계조차 파악하지 않았다니, 경악을 금할 수 없다"고 일침을 가했다.
이 의원은 또 "85%라는 숫자를 무기로 과학의 한계를 지적하는 것도 우스꽝스럽기 짝이 없다. 다수가 평평하다고 주장할 경우 지구가 둥글다는 과학적 진실도 바뀌는 것인가"라며 "알 만큼 알고 배울 만큼 배우신 분이 어쩌자고 저 같은 언어도단으로 여론을 호도하려 드는가"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아울러 "명백한 선동 공작으로 판명된 광우병 사태 당시에도 90%에 달하는 국민이 미국 소 수입에 반대했는데 그에 대해선 어떻게 생각하나"라며 "경부고속철 터널, 제주 해군기지, 사드(THAAD·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 전자파에 대해서도 '과학의 한계'를 인정하지 않은 정부·여당의 잘못이라고 하겠나"라고 반문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