애플이 확장현실(XR) 기기 신제품 ‘애플 비전 프로(Apple Vision Pro·이하 비전 프로)’ 흥행을 위해 한국 개발자들에게 구애의 손을 뻗고 있다. 애플은 오는 7월 4일 한국 개발자만을 위한 온라인 이벤트를 개최해 이달 초 본사가 진행한 연례행사 ‘세계 개발자 회의(WWDC) 2023’의 핵심 기술 정보를 공유한다고 27일 공지했다.
이날 애플은 공식 웹사이트에 ‘WWDC 23 요약’이라고 이름 붙인 행사를 공지하고 “새로운 하드웨어인 비전 프로와 공간 컴퓨팅을 위한 비전OS(visionOS)를 살펴 보고 이 새로운 플랫폼에 기존 앱을 배포하는 방법에 대해 알아보라”면서 “게임과 미디어 앱에서 더 몰입력 있는 경험을 제공할 방법을 공유한다”고 설명했다.
비전 프로는 애플이 지난 5일 WWDC에서 공개한 애플의 첫 XR 기기로 머리에 착용하는 컴퓨터다. 스키 고글처럼 두 눈을 감싸 시야 정면과 측면에 정보를 표시하는 디스플레이와 자체 프로세서·메모리를 탑재한 본체, 유선 연결된 외장 배터리로 작동한다.
애플은 비전 프로를 공개하면서 이 기기의 착용자가 가상현실(VR)·증강현실(AR) 경계를 오가며 일상 편의와 업무 효율을 높이는 시나리오를 제안하고, 이 기기가 기존 PC·모바일 기기를 확장하는 ‘공간 컴퓨팅’을 구현할 것이라고 주장했다.
비전 프로가 애플의 주장대로 쓸만해지려면 이 하드웨어를 제대로 활용할 수 있는 XR 앱이 많아져야 한다. 애플은 우선 아이폰과 맥용 앱을 만드는 외부 개발자들이 자신의 앱을 비전 프로 기기에서 쓸 수 있게 만들도록 유도한다. 이번 온라인 이벤트에서 ‘비전OS의 Shared Space에서 아이패드 및 아이폰 앱 실행하기’와 같은 세션이 그러한 메시지를 품고 있다.
업계는 비전 프로가 마이크로소프트(MS)와 메타(Meta), 구글·삼성전자가 손잡고 선보이는 XR 기기 및 플랫폼과 경쟁할 것으로 전망한다. 이 가운데 특히 MS와 메타는 애플보다 XR 기기 하드웨어와 소프트웨어 플랫폼을 개발한 경험이 있다. 이 플랫폼에 기존 PC·모바일 기기용 앱을 XR 기기에 이식하는 것을 넘어 XR 기기 특화 앱을 만드는 움직임도 커지고 있다.
애플도 비전 프로 흥행을 위해 이 기기에 특화한 고품질 XR 앱을 확충하는 데 주력할 전망이다. 게임 분야가 고품질 XR 앱을 소비하는 데 적극적인 시장이다. 애플도 이번 온라인 이벤트 마지막 세션인 ‘비전OS에서 몰입 경험을 주는 게임 제작하기’를 통해 XR 기기의 특성을 살린 고품질 게임 앱 개발 기술을 전수하고 외부 개발자들이 이 시장에 뛰어들기를 기대하는 모습이다.
이밖에 애플은 이번 온라인 이벤트를 통해 “실시간 현황 및 위젯에 업데이트된 기능에 대해 알아본다”며 “TipKit을 통해 더 편하게 사용자들에게 도움을 줄 방법과 새롭게 디자인된 워치OS(watchOS) 10 사용자 인터페이스(UI)에 대해서도 알아볼 수 있다”고 강조했다. 이어 “앱 내 구입 상품 개발에 필요한 새로운 API를 살펴볼 예정”이라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