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은미의 뉴스토리] MZ는 왜 꽂혔을까..."외국인도 픽한 K-와인, 이 정도라고?"

2023-06-28 10:4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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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3 서울국제주류&와인박람회' 6만명 운집

팬데믹 후 와인 '주춤'해도 국내 와인엔 눈길

젊은층 입소문…외국 와인 사이에서도 '두각'

지난 22일 '2023 서울국제주류&와인박람회' 행사장 앞에 모인 사람들. [사진=원은미 기자]

"먹고 싶은 와인 있으면 전화로 이야기해줘. 내가 대신 사서 전달해 줄게."

지난 22일 서울 삼성동 코엑스 A홀에서 열린 '2023 서울국제주류&와인박람회' 행사장 앞에는 여행용 캐리어를 펼치고 구매 와인들로 짐을 싸는 이들이 있는가 하면, 와인 시음을 위한 일회용 잔 구매 대열에 늘어선 이들로 넘쳐났다. 

코로나19 팬데믹이 끝나고 집에서 '혼술'하던 시대에서 벗어나 다양한 주류를 함께 맛보고 즐기는 시기가 찾아왔다. 새 주류 트렌드에 관심 있는 사람들이 몰리며 이번 박람회장은 인산인해를 이뤘다. 

주류업계 관계자에 따르면 24일 마무리된 이 박람회는 사전 티케팅으로만 티켓 약 4만장이 팔려나갔다. 3일의 행사 기간 총 6만명가량이 이곳을 방문한 것으로 집계됐다. 

해당 박람회는 1992년 개최되기 시작해 매년 3만5000명 정도의 방문객을 기록했는데, 올해는 그보다 더한 흥행을 달성했다. 

박람회장 내부는 수입 와인, 국내 와인, 위스키, 전통주, 맥주, 술 관련 장비 등 섹션별로 나뉘어 부스가 설치돼 있었다. 그중에서도 젊은 사람들의 발길을 유독 잡아끈 부스는 '국내' 와인 섹션이었다. 

코로나 기간 와인에 대한 관심이 증가하면서 다채로운 와인을 경험해 본 소비자들은 이제 국내 와인으로 눈길을 돌리고 있다. 이에 따라 최근 국내 와인 시장이 성장하면서 이를 접하려는 소비자들이 늘어난 것이다. 

박람회 첫날 방문한 30대 직장인 여성 A씨는 "여러 와인을 접해봤지만, 오늘 행사장에서 맛본 국내 생산 와인은 특히 독특한 맛에 더해 신선하고 단향이 느껴져 놀랐다. 앞으로는 국내 와인을 자주 애용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올해 박람회에는 포도 등이 잘 자라는 국내 지역의 특산주가 다수 포진해 있었다. 와인은 한국 전통 술은 아니지만, 농업회사법인 등에서 지역의 농산물을 이용해 만들어 지역 특산주이자 전통주로 자리하고 있었다. 

국내 지역 와이너리에서 제조 및 생산한 와인들은 지역 농산물의 경쟁력을 확보할 뿐만 아니라 맛과 품질 면에서 주류 소비자들에게 인정받고 있다. 
 

'2023 서울국제주류&와인박람회'에서 국내 와인 섹션의 '영동와인' 부스. [사진=원은미 기자]

해당 박람회에 참여한 영동와인 부스 내 국내 와이너리 관계자는 "우리나라 와인은 기존 서양 와인과 비교했을 때 원물(포도)이 다르기 때문에 맛과 향 자체가 다르다. 국내 와인도 외국의 '리슬링' 품종 와인 등과 견줄 수 있을 만큼 포도 등 품질이 좋다"고 설명했다. 

이처럼 국내 와인 중에는 최근 들어 그 우수성을 인정받거나 나아가 수출을 시도하고 있는 브랜드 및 제품이 늘어나고 있다. 

지난해 9월 10회째 개최된 아시아 최대 규모의 와인 품평회, 아시아와인트로피에는 전 세계 와인 3000여종이 출품된 가운데 한국의 영동에서 생산된 와인 2종(어미실 화이트 스위트 21년산, 시크릿 가든 레드·퓨어 각 20년산)이 두 번째로 높은 상인 골드(85점 이상 평가)상을 받았다.  와인 관련 전문가 심사위원들로부터 외국 와인들과 더불어 블라인드 테스트를 진행한 결과 얻게 된 상이다. 

이밖에 영천, 김천, 안동 등 지역 와이너리에서 생산한 국내 와인들이 지난 2022년 아시아와인트로피에서 유수의 와인 전문가들로부터 호평받은 바 있다.

포엠와인의 한지연 이사는 "국내 일부 지역은 일교차가 커서 재배 환경이 맞아 과일 농사가 잘되는 경우가 많다. 또 고지대 등의 여건이 받쳐줘 다량 생산되는 과일을 원물로 판매하고 남은 것은 이와 같이 와인으로 만들어 판매 중"이라고 말했다. 포도 와인을 제외하고 사과 와인, 채소인 딸기 와인 등도 와인이라는 이름으로 만들어져 소비자들의 미각을 즐겁게 하고 있다. 

이러한 와인은 주로 몇 만병가량 소규모로 유통되다가 MZ세대를 중심으로 국내 입소문이 퍼지고 있다. 뿐만 아니라 소주, 위스키에 비해 다소 수그러든 와인 성장세에도 굴하지 않고 홍콩, 대만 등지로 본격 진출에 착수, 외국인들의 입맛도 사로잡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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