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치도록 맞히고 싶다. 날씨도, 그 사람 마음도!"
지난해 한 방송사에서 '기상청 사람들'이라는 드라마가 방영됐다. 예측 불가능한 날씨와 사내연애 스토리를 흥미롭게 풀어내 시청자들 반응이 꽤 좋았던 드라마로 기억한다. '투모로우'라는 재난영화처럼 과거에는 기상이 무거운 분위기에서 다뤄지던 소재였다면 이제는 대중에게 일상 속 다양한 이슈로 그 영향을 체감할 수 있는 가까운 존재로 다가와 있다.
이제 기후변화는 북극곰의 비극을 넘어 우리 피부로 그 영향을 실감할 수 있는 단계에 다다랐다. 전 세계가 '기후위기 극복'이라는 대명제 아래 국가기관은 물론, 민간 영역에서도 기후위기 대응에 많은 관심과 총력을 기울이고 있는 상황이다.
특히 각 산업계는 기상과 밀접한 분야를 선두로 기후위기에 적극 대응하기 위한 다양한 시도를 하고 있다. 최근 경제·사회 전반에 기후변화 대응이 핵심요소로 부상함에 따라 기상재해로 인한 안전과 기후리스크 대비, 에너지 효율화를 통한 탄소배출 저감 등 환경·사회·지배구조(ESG) 경영 관점에서 기상데이터 활용 수요가 꾸준히 증가하는 추세다.
그동안 기술원은 기후변화로 인한 여러 국가·사회적 현안 해결에 기여하기 위해 부단한 노력을 해왔다. 기상산업 진흥과 기상정보 활용 촉진을 미션으로 기상정보지원기관, 기상분야 연구관리 전문기관, 기상측기 및 지진관측장비 검정대행기관, 한국인정기구(KOLAS) 국제공인교정기관 등 명실상부한 대한민국 대표 기상기술 전문기관으로 자리매김했다.
지난 10년간 기술원은 2800억원 규모의 연구·개발(R&D) 지원과 350억원에 달하는 활성화 자금을 투입하는 등 국내 기상산업 육성을 위한 다양한 노력을 기울여 왔다. 그 결과 10년 전 3000억원 수준에 불과했던 국내 기상산업 시장을 2021년 기준 8217억원 규모로 성장시키는 데 일조했다.
국내 기상산업 육성에 있어 중요한 것은 바로 인력과 자본의 공급, 기술의 유기적인 결합이다. 이를 통해 지속가능한 산업 생태계가 조성될 수 있어야 한다. 이에 기술원은 기상산업을 견인할 핵심기술 확보와 유망 기상기업의 성장 지원에 모든 역량을 집중할 계획이다.
기후변화로 인한 기업 리스크 관리와 재해 경감을 위한 기상기후데이터 활용 기술 지원을 강화하고, 산업계에서 필요로 하는 전문인력 양성과 원활한 공급을 위해 기상기후데이터 융복합 특성화대학원을 확대 운영할 예정이다. 기후테크 분야 유망 스타트업의 초기 발굴·육성을 위해 대학 자원과 인프라를 활용한 인큐베이팅 센터도 증설 계획에 있다. 국내 기상기업의 해외 시장 진출을 돕기 위해 기상기술과 정보기술이 집약된 수출모델 개발도 중점 추진할 예정이다.
뿐만 아니라 미래형 이동수단인 한국형 도심항공교통(K-UAM)의 안전한 비행을 위한 기상 부문 핵심기술 개발에 향후 5년간 약 500억원 규모의 재원을 조성해 관련 연구에 투자할 계획이다. 7개 공공기관으로 구성된 UAM 공공협의체에 참여해 민간 지원과 상용화를 위한 맞춤형 기상기후데이터 지원도 본격화하고자 한다.
국민 안전을 위한 국가기상관측망 유지관리도 지속적으로 강화할 예정이다. 기술원에서는 현재 국내 643곳의 지상(AWS), 255곳의 해양, 7곳의 고층관측망을 운영하고 있다. 기상청 관측망 운영과 확충에 있어 가장 중요한 것은 관측 정확도다. 기술원은 전문적인 검정 기술력으로 기상예보 생산의 근간이 되는 정확한 관측자료 확보에 역량을 집중하고, 나아가 K-테스트베드 제공으로 지진계의 국산화와 판로 개척도 지원하고자 한다.
6월 28일은 우리 기술원이 공공기관 지정 10주년을 맞는 날이다. 공공기관 지방이전 정책에 따라 대전으로 본원이 이전하는 큰 변화를 앞둔 시점이기도 하다. 올해를 새로운 비전과 재도약 원년으로 삼아 향후 2032년까지 지역과 연계한 기상산업 클러스터 조성의 단계적 이행을 통해 기상산업 혁신 생태계를 구축하는 것이 목표다. 눈앞으로 다가온 K-기상산업 시장 1조원 시대, 우리 기상기술로 산업의 새로운 바람을 불러일으킬 수 있기를 기대해 본다.